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KBL 제공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KBL 제공

[안양=한스경제 이정인 기자]'라이언 킹'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이 다시 정상에서 포효했다.

KGC인삼공사는 7일 오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서울 SK를 100-97로 제압했다.

KGC는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단 역사상 4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2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완벽한 피날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오세근에게 돌아갔다.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94표 중 71표를 얻어 MVP에 선정됐다. 2011-2012시즌 KGC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그는 데뷔 시즌과 2016-2017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플레이오프 MVP의 영예를 누렸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와 함께 최다 수상 타이를 기록했다. 오세근은 이번 챔프전에서 경기당 35분 56초를 뛰면서 19.1점, 10리바운드, 야투율 60.4%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7차전에서도 연장전 막판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자유투 2구를 넣어 팀 승리를 견인했다.

챔프전이 끝난 뒤 만난 오세근은 "오랜만에 큰 상을 받아서 감회가 남다르다. 선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거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주포 전성현(고양 캐롯)의 이적으로 시즌 전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KGC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오세근은 "시즌 전 우리를 우승 후보나 강팀이라고 말한 분이 없었지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까지 선수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했다"며 "챔피언결정 7차전까지 와서 우승한 것이 매우 값지고 기분 좋고 감사하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프로 데뷔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린 오세근은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며 KGC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정규리그에서 52경기 평균 27분 21초를 뛰었고, 챔프전에서는 평균 36분 가까이 출전해 맹활약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건재함을 증명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오세근은 "저보다 '롤러코스터' 같은 농구 인생은 없을 거다. 바닥도 찍어봤는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땐 '두고 봐라'는 마음가짐 하나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가운데). /KBL 제공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가운데). /KBL 제공

그러면서 오세근은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자부한다. 운동을 늦게 시작하고, 부상도 잦았고, 화려하지도 않았으나 이렇게 농구를 하고 있다"며 "농구 꿈나무들에게 화려한 농구만 좋은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처럼 이렇게 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본기부터 잘 닦으면 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오세근은 이번 챔프전에서 중앙대 동기 김선형과 나란히 맹활약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는 "저도 어렸을 때부터 봐 왔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 대단히 잘한다. 다른 팀에 있지만 정말 '리스펙트'한다. 이번 시리즈도 정말 대단하게 펼쳤고, 다음 시즌에도 엄청난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원클럽맨인 오세근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인삼공사에서 뛰는 동안 4차례 챔프전 우승을 함께 했다. 그는 "우승 반지 5개를 채우면 좋겠지만 4개도 너무 힘들다"며 "지난 시즌이 좋은 기회였으나 여러 악재가 있었는데, 그때의 실패를 이번 우승으로 보답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기회만 되면 5개까지 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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