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노이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시작된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대만과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된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반도체 비중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8년 미중 통상 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을 대상으로 주요국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중국 점유율이 18.5%p 하락했고 베트남은 9.7%p, 베트남은 7.3%p 상승해 반도체 생산기지로서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점유율은 1.8%p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국가별 미국시장 점유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의 미국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018년 30.2%에서 2022년 11.7%로 줄었다. 중국은 2000년 대에 들어 미국에서 점유율 1위를 줄곧 유지했지만 2018년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2022년에 4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대만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18년의 9.5%에서 2022년 19.2%로 2배 늘어나며 4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다. 2017년과 2018년 메모리산업 호황의 수혜를 본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에 3위로 올라선 뒤 중국의 입지 약화로 2022년 3위를 유지했다.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면 2018년 한국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대만을 1.3%p 상회했지만 2022년에는 대만보다 6.6%p 밑돌며 격차를 확대했다.

◆ 대만·베트남, 중국이 빠진 여백 채우며 미국시장 공략

대만과 베트남은 미국의 반도체 최대 수입품목인 ‘컴퓨터 등의 부품’에서 중국의 입지가 약화된 것을 기회로 점유율을 늘리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등의 부품’ 항목에서 미국의 중국 수입액은 2018년~2022년 사이 96억7천만 달러(58%)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대만 수입액은 75억6천만 달러(327%) 증가했다. 베트남 수입액도 35억1천만 달러(4038%) 증가했고 한국 수입액은 25억8천만 달러(52%) 증가했다.

그 결과 2018년~2022년 ‘컴퓨터 등의 부품’ 항목에서 중국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15%p 하락한 반면 대만과 베트남,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6.8%p, 3.5%p, 1%p 상승해 미국 반도체 수입구조가 확실하게 재편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만과 베트남은 미국의 반도체 수입시장 중 고성장하는 품목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미국의 ‘기타 전자 집적회로’ 품목 수입은 2018년~2022년 사이 85억3천만 달러에서 151억3천만 달러로 77% 늘었고 이중 대만 수입액은 119% 증가해 대만의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1.6%p 기여했다.

미국의 ‘LED 및 태양전지·태양광 모듈 등’ 품목 수입은 2018년~2022년 사이 56억1천만 달러에서 131억6천만 달러로 135% 늘었고 이 중에서 베트남 수입액은 874% 증가해 베트남의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3.3%p 기여했다.

한편 미국은 국가안보 및 자국 공급망 강화를 앞세워 2018년부터 대중수입 관세 부과, 중국기업에 대한 수출 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적용했다. 그 영향으로 제재를 받은 중국기업들은 반도체 생산 및 반도체 역량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이서 기자 yiiise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