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일시적 혈압 올라…고혈압 이어질 가능성
주기적 혈압관리 중요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주부 A씨는 아버지가 올해 동안 고혈압을 앓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자주 혈압을 측정해 정상 범위 내로 꾸준히 혈압을 관리하고 있었다. 얼마 전 아이가 아파서 인근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혈압을 측정했더니 혈압이 높게 나타나 걱정이 앞섰다.

김수형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제공=대동병원
김수형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제공=대동병원

A씨는 집에 비치해 둔 혈압계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고민하며 내과 진료를 보았고 혈압은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백의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백의고혈압’은 혈압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가정 등 편안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 정상 혈압이 나오지만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있는 환경이나 긴장된 상황에서 혈압을 측정할 경우 혈압이 높게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2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140/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반면 백의고혈압은 가정혈압이 135/85mmHg 미만이지만 진료실에서 측정 시 140/90mmHg인 이상인 경우로 분류한다.

대한고혈압학회의 제1기 활동혈압 모니터 등록사업 자료에 의하면 백의고혈압 유병률은 14.9%이며 국내외 보고에서 고령, 여성, 임신부, 비흡연자, 비만도가 낮은 경우 등에서 흔히 관찰됐다.

대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수형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건강한 사람도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백의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백의고혈압은 단기적으로는 양호한 혈압 결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추적했을 때 고혈압으로 이어지거나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이 높은 편으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혈압은 혈압에 대한 정확한 평가로부터 치료의 첫걸음을 뗀다고 할 수 있다. 정확한 혈압 측정이 이뤄져야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며 불필요한 약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혈압은 기계, 부위, 측정 환경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큰 편으로 진료실 혈압을 표준방법으로 반복 측정하거나 가정혈압을 부가적으로 시행해 고혈압을 진단해야 한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평생 혈압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 발병하면 반드시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만 한다. 체중을 줄여서 적정체중으로 관리하고 음식 섭취는 되도록 싱겁게 먹고, 담배와 술을 끊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만약 생활 습관의 변화로 혈압 조절이 되지 않거나 혈압이 굉장히 높을 때에는 약물치료로 혈압을 조절하며 때로는 여러 가지 약물을 같이 복용해야 혈압이 조절되는 경우도 있다.

20세 이상 성인인 경우 2년마다 진료실 혈압을 측정하도록 하며 40세 이상이거나 A씨처럼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경우, 흡연, 음주, 비만 등 고위험군이라면 1년마다 진료실 혈압을 측정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가정용 혈압계나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서 편리하게 혈압을 측정하며 관리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진료실 혈압은 병원에 내원했을 때에만 한두 번 혈압을 측정하는 반면 가정혈압은 하루 중 반복적으로 여러 횟수로 측정해 아침 혈압, 주간 활동혈압, 야간혈압 등의 정보와 혈압 변동성에 대해 알 수 있으므로 의료진 판단 하에 부가적으로 시행하도록 한다.

높은 혈압은 심장과 뇌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병이다.

고혈압 진단은 큰 비용이 들지 않고 간단한 혈압 측정을 통해서 가능한 만큼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본인 혈압을 제대로 알고 예방 활동을 해야 한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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