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24일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24일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노린다.

대표팀은 제3회 아시아야구연맹(BAF) 여자야구 아시안컵에 출전하고자 24일 홍콩으로 출국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랭킹 10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B조에 속해 26일 일본(1위), 27일 자격 예선을 통과한 인도네시아(세계랭킹 집계되지 않음), 28일 필리핀(14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은 여자야구 불모지다. 여자야구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팀도, 실업 팀도 없다. 대표 선수들의 실력도 동호인 수준이다. 한국여자야구연맹은 올해 2월 18∼19일, 25∼26일 2차례 트라이아웃을 통해 20명을 선발했다. 전국 각지에서 사회인 야구를 하는 가정주부, 교사, 직장인, 고등학생 등이 모였다. 대부분 20~30대다. 일본 여자 독립리그에서 활약 중인 에이스 김라경(23)은 팔꿈치 재활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황정희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표팀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명 중 12명이 2000년대생이다. 예전 대표팀보다 평균 연령이 10살 정도 어린 것 같다”고 밝혔다.

대표팀 지휘봉은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지낸 양상문(62) 감독이 잡았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여자야구 간담회와 여자야구 클리닉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여자야구와 연을 맺었다. 여자 선수들의 열정에 감동한 그는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투수 출신 이동현(40) SBS 스포츠 해설위원과 정용운(33),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정근우(41), 포수 출신 허일상(44)이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파트별 코치로 선수들을 가르쳤다. 대표팀은 3월부터 2개월간 경기 화성의 화성드림파크에 주말에만 모여 훈련했다. 전국에 흩어진 선수들의 사정상 주말 1박 2일 동안 기본기를 다졌다.

이번 대회에는 2024 WBSC 여자야구월드컵 출전권이 걸렸다. 대회 본선 A조와 B조의 상위 2개 팀은 슈퍼라운드(30∼31일)에 진출하며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야구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한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에 뒤지고 인도네시아에는 앞선다. 결국 한국과 필리핀이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야구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황 회장은 “필리핀은 소프트볼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서 전력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향상됐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지만 희망을 걸고 있다. 성적을 떠나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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