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치매 위험 잠꼬대, 주로 새벽 3~5시 발생…심한 욕에 폭력까지
수면다원검사 통해 원인 파악하고 근본 치료해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72세 이 모씨는 심한 잠꼬대 때문에 항상 혼자 잠을 잔다. 원래는 배우자와 같이 잠을 잤지만 밤마다 격렬한 움직임 때문에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주먹을 휘둘러 배우자를 때리기 까지 하면서 각방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잠꼬대/제공=픽사베이
잠꼬대/제공=픽사베이

결국 수면클리닉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자신의 잠꼬대가 '일반 잠꼬대'가 아니라 ‘치매 위험 잠꼬대’라는 진단을 받았다. 겁이 난 이 모씨는 바로 잠꼬대 치료를 시작했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한 결과 잠꼬대 횟수가 확 줄었다.

잠꼬대는 치매의 경고등일 수 있어 만약 1주일에 한번이상 잠꼬대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꼭 체크해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진은 12년간 수면행동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의 50% 이상이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발전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원래 렘수면 동안에는 뇌간 안에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되어 움직임이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인데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뇌간에 운동 조절이 문제가 되는 치매나 파킨슨병인 경우 렘수면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되어 수면 중에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야기되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일반 잠꼬대의 경우에는 소아나 젊은 층에 많고, 자고 3시간 이내 발생하며, 말만 하고 행동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치매나 파킨슨병의 위험이 있는 잠꼬대의 경우에는 노인층에게 주로 새벽 3~5경 발생하며, 거친 욕과 손, 발을 휘젖는 등 행동이 과격하다. 또 일반 잠꼬대는 횟수가 적으나 치매 잠꼬대는 1주일에 한번 이상으로 빈도수가 높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면 잠꼬대의 원인이 수면 중 호흡문제일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되면 뇌와 심장이 쉬지 못하면서 뇌혈관질환이나 심혈관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잠꼬대 증상이 병행되게 된다.

미국수면학회에 따르면 이를 방치할 경우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3.3배 높아지고, 고혈압과 주간졸음 및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잠꼬대하는 이유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이는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다리 움직임, 심전도 등의 여러 가지 생체신호를 자는 동안 모니터링 하는 검사이다. 꼭 잠꼬대가 아니더라도 수면 중 코골이, 이갈이 등 이상증세가 의심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껴졌을 때에는 건강검진 받듯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 원장은 “현재 잠꼬대,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며, “사전 진료를 통해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검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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