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선수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선수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프로야구의 ‘신흥 라이벌’이다. 양팀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국내 유통업계의 쌍두마차여서 ‘유통 라이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SSG와 롯데는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구단주가 직접 나서 야구단을 지원한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정용진(55)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야구단을 인수한 뒤 통 큰 지원을 펼쳤다. 시즌 중 홈구장을 자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야구팬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팬들은 그에게 '용진이 형'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 시즌에도 여러 차례 야구장을 찾아 야구단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롯데 구단주인 신동빈(68) 롯데 회장도 정 부회장의 행보에 자극받았는지 최근 부쩍 야구단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선수단 전원에게 "지금처럼 ‘하나의 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후회 없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려주십시오.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선물과 함께 전했다.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가 열린 13일에는 직접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신 회장은 1,2군 선수단, 임직원은 물론 파트너사(시설, 미화, 그라운드, 경비, 이벤트, 경호, 티켓) 직원들에게 롯데호텔에서 만든 도시락 300개를 제공했다. 롯데 베테랑 투수 김상수(35)는 SNS에 도시락 사진과 함께 "구단주님 잘 먹었습니다. 몸보신"이라는 글을 남겼다.

모기업으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는 SSG와 롯데는 올 시즌 나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15일 오전까지 SSG(36승 1무 22패ㆍ승률 0.621)가 1위, 롯데(31승 25패ㆍ승률 0.554)가 4위를 기록 중이다.

잘 나가는 양팀의 맞대결은 ‘유통 대전’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SSG-롯데 3연전은 2번이나 매진됐다. 3경기에 6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몰렸다. 16~18일 인천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 표도 벌써 26000 여장이 팔렸다.

야구장 밖에서도 치열한 유통 대전이 펼쳐진다.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는 야구와 유통을 결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4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서 상반기 최대규모 행사인 '2023 랜더스데이’를 진행했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벅스, G마켓 등 총 19개의 계열사가 참여했다.

노브랜드 데이가 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 외야 전경. /SSG 랜더스 제공
노브랜드 데이가 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 외야 전경. /SSG 랜더스 제공

SSG 구단은 이마트, 노브랜드 버거, 스타벅스 등 계열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진행해왔다. 16~18일 롯데와 홈 3연전에선 ‘랜더스유니버스 시리즈’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은 8일 온·오프라인 계열사 6곳의 혜택을 하나로 묶은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SSG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을 기념하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차별화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랜더스유니버스 시리즈’를 기획하고,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이벤트와 경품을 준비했다.

이에 질세라 롯데도 야구단과 계열사 간 전방위 협업에 나섰다. 롯데지주는 야구와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 초 야구단과 협의체를 구성했다. 롯데 구단과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0일 팬사랑 페스티벌 이벤트를 '클라우드와 함께 하는 부산 페스티벌 데이'로 격상해 함께 진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창립 35주년을 맞은 코리아세븐이 야구단과 ‘세븐일레븐 매치데이' 행사를 열었다. 롯데 야구단과 커피전문점 브랜드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롯데 자이언츠 자사 앱 'LOTTE GIANTS'의 'G-스타' 응원하기 기능을 활용해 이달의 G-스타 MVP'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온은 1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한 달간 '자이언츠, 응원의 기세를 올려라' 응원 이벤트를 개최한다.

올해는 야구단의 성적이 좋아 야구 마케팅 효과에 대한 계열사들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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