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 줄여도, 국회는 잘 돌아갑니다"

 

[한스경제=이철규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국민의 요청이며 굳이 300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하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며 의원이 300명인데. 10% 줄여도, 국회는 잘 돌아갑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의견은 국회의원의 의석 수를 30석 정도 줄이자는 제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으로 이루어지며 현행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이다. 

사실 김기현 대표가 이야기한 국민들이 국회의원 수가 많다고 하는 이유는 그 수가 많다는 의미보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가는 공무원으로써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은 받아가면서 국회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다거나, 상정된 각종 법안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하거나, 보류되었다가 결국 폐기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입법과 사법, 그리고 행정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에 맞는 법안과 시행령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국회는 국민의 뜻이 담긴 법을 만드는 곳으로 각종 법안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사실 국회의원 수를 10% 줄인다고 해서 나가는 세금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김 대표가 주장한 것처럼 10%를 줄인다고 하면, 어디서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문제다. 지역구를 줄인다고 하면 여당과 야당이 필요에 따라 제 각기 목소리를 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얼마되지도 않는 비례대표 의원을 줄인다면 이는 비례대표의원제를 만든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국민들이 요청하는 부분은 10%나 20%가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2020년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구하라법’은 3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논의는 점점 희지부지 되고 있다. 실제로 윤 정부 출범 후 1년동안 발의된 6653건의 법안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단 414건일 뿐이다. 일하는 국회의원이란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다. 

4년 임기인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민의 투표로 결정되며 선거에 의해 선출된 선출직 공무원이다. 우리가 선출직 공무원을 뽑는 이유는 국민 앞에 군림하거나 호령하라는 것이 아니며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에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당의 이익이나 방침을 좇아 가는 단순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대변해달라는 말이다. 그래야 세금이 아깝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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