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축구 후원에도 반영된 현장 중심 경영
남다른 축구 사랑 면모
지난해 10월 29일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해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하나금융그룹 제공
지난해 10월 29일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해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하나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함영주(67)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축구계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 하나금융은 2020년 K리그2(2부) 시민구단이던 대전시티즌을 인수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했다. 이듬해 구단주로 취임한 함영주 회장은 팀을 명문 구단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취임 1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대전하나시티즌을 K리그1(1부)로 승격시켰다. 김천 상무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김천까지 내려가 선수들과 함께 승리 기쁨을 만끽했다는 후문이다.

함 회장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22일 전화 통화에서 “올 시즌 9번의 홈 경기 중 3차례(2월 26일 강원FC전·4월 1일 FC서울전·6월 4일 인천 유나이티드전)나 방문을 하셨다. 선수단 및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구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셨다. 매 경기를 챙겨보실 정도로 구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으시다”라고 귀띔했다. 이민성(50) 감독에게도 승리 후 유선상으로 축하와 격려 인사를 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함 회장은 열정과 성실성, 책임감이 뛰어난 경영인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강경상고를 졸업한 일반행원 출신으로 관리자를 거쳐 은행장과 금융그룹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은행권 ‘고졸 신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축구장 방문처럼 경영에도 ‘현장 중심’을 내세우고 있다.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을 중요시 해 신뢰받는 리더로도 꼽힌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서포터즈(대전러버스)와 만남 등을 통해 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신다. 올 시즌 홈 개막전을 맞아 관중에 자주색 응원 티셔츠 1000개도 증정하셨다. 늘 팬들에게 감사해 하신다”고 일화를 전했다.

대전이 ‘축구특별시’로 귀환한 데도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대전의 관중몰이는 K리그 흥행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함 회장은 지난 4일엔 하나금융그룹 모델인 배우 이도현(28)을 대전하나시티즌 홈 경기에 초청해 축구 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 선사했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활약한 소속 선수 배준호(20), 배서준(20)도 귀국 후 회장님과 직접 만나 격려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에서 2번째). /KFA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에서 2번째). /KFA 제공

함 회장의 축구 사랑은 나아가 한국 축구 발전에도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축구협회 공식 후원 은행을 맡아 올해로 26년째 국가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와 ‘FA컵’의 타이틀 스폰서로 최상위 광고권을 활용한다. 함 회장은 “축구는 선수와 관객, 나아가 모든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적 순간에 늘 함께한 것처럼 앞으로의 10년도 국가대표팀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힘주었다.

그 외에도 △하나원큐 여자 농구단 △원큐페이 프로당구단 운영 등 국내 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비인기 종목 및 장애인 체육 후원 등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기업 회장들의 후원과 투자는 종목과 리그, 구단 발전, 인기몰이에 적지 않은 원동력이 된다. 재계 기업들의 오랜 고민 중 하나는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를 통해 기업 재정을 일으키고, 나아가 해당 산업을 부흥시켜 다시 수익을 얻고 사회에도 일부 환원하는 게 제대로 된 기업가들의 마인드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계 ‘키다리 아저씨’ 함 회장의 행보는 유의미하다. 스포츠와 산업은 늘 함께 걷는 법. 축구 역시 그렇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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