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64)은 1981년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재정부에서 30년간 근무했다.

그는 기재부에서 주요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금융정책과장과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차관을 역임했다. 이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때 금융위원장도 맡았다.

임 회장은 기재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주로 장-단기 금융정책과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다른 부처와 협의해 이를 실행에 옮기는 업무를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릴 정도로 늘 기존의 낡은 경제 제도와 법령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과감히 고쳐 후한 평가를 받았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2013뇬 6월 민간 금융인으로 변신,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그는 임직원들에게 무엇보다 혁신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늘 해오던 방식의 업무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객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독려했던 것이다. 디지털 부문 등에서 상당한 성과도 냈다.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이후에도 임 회장은 조직 문화의 혁신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과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선 최근 몇 년간 대형 횡령사고와 DLF사태 연루 등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미스런 일이 잇따라 발생한 상태다. 임 회장은 과감한 기업문화 혁신으로 우리금융그룹의 어두운 과거를 지우고 새롭게 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의 첫 단추로 공석이 된 우리은행장 선임절차를 변경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논의만으로 진행되된 것에서 탈피, 오디션 방식의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밀실에서 진행되던 방식을 바꿔 은행장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이에 따라 4명의 우리은행 행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외부 전문가 심층면접,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와 심층 면접을 거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새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선 “연줄을 배제한 신선한 시도”라고 호평했다.

우리은행이 최근 비공개로 진행하던 직원 인사평가를 공개키로 한 것도 임회장 취임 후의 조직 혁신사례로 꼽히고 있다. 목표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업적평가와 역량을 평가하는 역량평가를 통해 직원의 인사고과를 매긴 뒤 직원 개개인에게 이를 공개키로 방향을 정했다. 성과 중심의 문화확산을 위해 내년부터 이 같은 평가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방침이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그룹 문화의 과감한 혁신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우리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에 대한 고객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금융 안팎의 평가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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