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시민이 닭고기를 고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시민이 닭고기를 고르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초복을 앞두고 치솟은 닭고기 가격에 소비자들을 비롯해 삼계탕 보양식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속 소비자들은 삼계탕 가격에 부담을 느껴 소비를 아끼는 분위기다. 점주 역시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에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닭고기 도매(전체) 가격은 6일 기준 4168원(kg)으로 급등했다. 지난달 말 3753원보다 더 치솟은 가격이다. 전년 7월이 기록한 3750원보다도 11% 올랐다.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소매 가격 역시 6360원(kg)으로 지난해 5719원보다 11.2% 증가했다.

닭고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치솟은 사료 가격과 인건·물류 비용 상승 탓이다. 농가는 비용 부담을 느껴 닭 사육 마릿수를 줄이고 이는 고스란히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평균 1만 6423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4577원에 비해 12.7%나 또 급등했다.

삼계탕 등 보양식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식재료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에서 삼계탕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닭 가격도 작년보다 크게 오른데다 재료로 들어가는 식재료, 인건비 등 모든 게 올라 가격을 더 올려야 하는데 손님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삼계탕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B씨는 “삼계탕 한 그릇에 1만 5000원이 훌쩍 넘어 점심 메뉴로는 엄두도 못 낸다”라며 “간편식으로 나온 제품으로 이번 보양식을 대신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양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에 따르면 ‘비비고 삼계탕’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앞서 5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비비고 삼계탕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30%가량 증가하는 등 150만 봉이 팔린 바 있다.

보양 간편식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업계는 너도나도 삼계탕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관장이 지난 달 29일 하림과 공동 출시한 ‘홍삼삼계탕’은 초복을 1주일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정몰에서만 총 1000개가 판매됐다.

BBQ는 자사의 가정간편식 전문 쇼핑몰 'BBQ몰'에서 'BBQ 福 삼계탕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프레시지도 30년 전통 한식 브랜드 ‘경복궁’과 협업하여 ‘경복궁 삼계탕’ 신제품을 선보인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부터 닭고기 관세율 인하에 나서며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료 가격 안정에도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한국사료협회에서 배합사료 제조업체 8곳과 간담회를 열고 곡물 가격 하락분을 배합사료 가격에 조기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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