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연합뉴스
이다영.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년 전 배구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이다영(27ㆍ볼레로 르 카네)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자배구 인기 스타 플레이어였던 이다영은 지난 2021년 2월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쌍둥이 언니 이재영(27ㆍ무소속)과 함께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으며 팀에서 쫓겨났다. 국가대표 자격까지 영구 박탈당하면서 사실상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당했다.

유럽에서 조용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이다영은 최근 학폭 이슈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비시즌 프랑스 여자배구 볼레로 르 카네와 계약한 그는 5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다시 한번 어떻게 해서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시 (피해를 본)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제가 잘못한 사실을 당연히 인정하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쌍둥이 자매는 5명의 학폭 피해자 측과 법적 소송으로 맞붙었으나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날 이다영의 발언과 태도는 진심 어린 사과와 거리가 멀었다. 그는 "사건 이후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친구들이 지금도 만남을 피하고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그 친구들은 연락하기 싫다며 변호사를 통해 (합의금으로) 1인당 1억 원씩 요구하는 상황이라 정리가 아직 안 됐다"며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 시절 이재영. /KOVO 제공
흥국생명 시절 이재영. /KOVO 제공

이다영은 언니 이재영이 학폭 사건과 무관하다는 새로운 주장도 내놨다. 하지만 이재영은 과거 자기 잘못을 시인했고,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도 “그 친구들에게 상처가 된 행동에 대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기에 이다영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무적 신분인 이재영의 코트 복귀를 돕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다영은 사건 공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직접 사과하고 이재영은 무관하다는 내용을 밝힐 순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흥국생명 소속이다 보니 저희(쌍둥이 자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다영은 흥국생명 시절 팀 내 불화설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20년 12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팀 내 불화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불화설의 주인공이 이다영과 김연경(35)이라는 건 배구계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이다영은 "A(김연경) 선수와 문제로 인한 논란은 사실 그대로였다"며 "저는 도리어 그 선수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제가 올려준 볼을 한 번도 때리지 않았다. 그런 문제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다영의 주장은 2020-201시즌 흥국생명 경기 기록만 확인해 봐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당시 김연경은 여러 차례 이다영의 토스를 받아 스파이크를 때렸다.

담백하게 사과만 했다면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을 수 있다. 이다영은 자기방어에 급급했다. 진짜 반성은 없었고, 변명과 남 탓만 늘어놓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 등록을 마친 김연경과 컵대회가 한창인 V-리그는 이다영의 발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쌍둥이 자매의 학폭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