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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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엔데믹 후 첫 여름에도 불구하고 외식 자영업자들은 침체된 분위기 속 울상짓고 있다. 식재료 인상과 함께 고물가로 인한 외식 소비가 크게 줄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산업 공공사이트 'The외식'에 따르면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87.31로 직전 분기(92.21)대비 4.9p 하락했다. 앞서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83.26으로 지난 1분기 대비 3.65p 하락했다.

채소류를 비롯한 식재료 가격 인상세가 외식산업 경기 침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식재료 원가전망지수는 3분기 128.83으로 직전 분기 전망지수(125.81)보다 3.02p 상승했다.

실제로 채소류 도매가격은 최근 1개월 사이 가격이 급등했다. 배추 118%(10㎏, 9266원→2만240원), 무 129%(20㎏, 1만2696원→2만9040원), 시금치 127%(4㎏, 2만6528원→6만140원), 상추 113%(4㎏, 3만44원→6만4140원) 등으로 올랐다.

식재료 가격은 다음달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폭염에 이어 다음달 태풍도 농산물 가격 상승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초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일제히 올라 수급 불안을 겪은 바 있다.

여기에 주류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더해져 자영업자들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관련 안내사항을 한국주류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에 전달했다. 식당, 마트 등 소매업자들이 소비자에게 술값을 구입 가격 인하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했다. 시장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소매업자들이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식당에선 주류 가격이 평균 5000~6000원에 판매된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선 주류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부진했던 매출을 주류 마진으로 버틴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안 그래도 날이 더워 뜨거운 음식을 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안주 장사가 되지도 않는 실정에 영세한 자영업자들끼리 경쟁을 붙여놓은 꼴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물가에 폭염이 겹치며 식당을 찾는 손님도 확연히 줄었다. A씨는 “휴가철까지 겹쳐서 직장인들이 오는 점심 장사 외 저녁 장사는 거의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손님 없는 가게에 에어컨만 틀어놓고 있다”라는 게시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힘겨운 여름을 보내는 반면 저렴한 간편식(HMR)은 코로나19 발병 당시처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hy는 자사의 국탕류 홈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지은 hy 플랫폼CM 팀장은 “유례없는 폭염과 고물가에 간편식 제품들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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