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전 부재·특정 부서 의존·내부 전문인력 부족 등, 현안 해결해야
경영진 관심과 비전 제시·협업체계 구축해야…중장기지적 실적도 고려
금융권에서 디지털 금융이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과 비전, 부서간 협업체계 구축 등이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권에서 디지털 금융이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과 비전, 부서간 협업체계 구축 등이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조직의 명운(命運)이 달려 있다"며 조직의 생사와 존망까지 거론하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권이 업무 프로세스에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적용·도입하고 있으며 투자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장기적 계획, 디지털 인력 관리, 타 부서간 협업체계 구축 등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의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고 빅테크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모든 금융사가 디지털 전환을 핵심 경영과제로 삼고, 전사적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디지털에 쏟고 있는 가운데  장애요인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우선 디지털 관련 비전이 뚜렷하지 않으면 투자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선 뚜렷한 비전 제시와 더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는 대개 3년 내외다. 구체적인 디지털 비전이 있더라도 경영진이 교체될 때마다 다른 방향의 비전이 제시된다면 기존 투자가 무의미해지며 투자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두 번쨰로 특정 부서에 의존한 디지털 전환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개 디지털 전문가는 현장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 등의 후선업무를 직접 담당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리스크 관리에 응용해 관련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ICT 관련 내부 전문인력 부족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화의 장애요소로 꼽힌다. 빅테크·핀테크와 위탁이나 수탁 계약을 통한 디지털 전환도 있으나, 수탁사 직원이 금융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금융업을 이해할 수 있는 ICT 내부 인력이 필요한 이유다.

보험연구원의 '보험산업 디지털전환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로 꼽히는 최고의 사례로 '기술력 및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에 서병호 한국금융원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사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과제로 △전사(全社)적인 관심과 노력과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 △디지털 전환의 방향에 대한 뚜렷한 비전 △디지털 관련 실적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 △디지털 부서와 타 부서 간의 협업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먼저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경영진의 성과평가 항목에 디지털 전환 관련 진척도를 포함, 이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사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임기가 짧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디지털 전환 방향과 비전이 제시돼야 하며 이를 추진하는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특정 부서에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부서와 타 부서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협업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피드백을 제대로 전달해 편의성을 높이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실제 영업과 후선업무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디지털 전문인력 수급과 함께, 중장기적 관점에서 디지털 부서의 실적을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위수탁을 통한 디지털 전환보다, 금융업에 해박한 디지털 전문인력을 채용하거나, 내부 인력을 통해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을 추진하고 단기 실적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이에 서병호 연구원은 "금융소비자의 디지털 수용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AI 기술이 후선업무는 물론, 각종 대고객 업무에까지 활용되면서 금융권 디지털 전환은 미래의 명운이 걸린 중대 사안으로 대두됐다"며 "디지털 전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과 장기적 비전 제시, 부서간 협업 체계 구축, 디지털 관련 실적에 대한 중장기적 접근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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