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970년 이후 출생한 300명 대상 분석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주요 기업 오너가 임원들 중에서도 MZ세대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분석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82개 대기업집단을 포함한 국내 주요 200대 기업에서 1970년 이후 태어난 오너가 일원 중 임원 타이틀을 가진 이는 모두 300명이었다. 특히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임원은 모두 90명에 달해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

300명 중 ‘회장(會長)’ 직위를 공식적으로 명함에 기재하고 있는 이는 24명이다.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지 않지만,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에 해당하는 이까지 합하면 25명이다.

회장 타이틀을 따로 쓰지 않지만 그룹 총수에 해당하는 이는 재계 순위 68위인 크래프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다. 장 의장은 1973년 생으로 올해 50세다.

재계 순위별로 살펴보자면, 3위인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53세)이 가장 먼저 손꼽힌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또한 재계 4위인 LG그룹 구광모 회장(45세)도 70년대생으로 젊은 회장으로 손꼽힌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고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재계 14위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47세)과 21위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51세)도 70년대생 회장이다. 조 회장은 2019년 4월에, 정 회장은 2007년 12월에 그룹 회장으로 올라섰다.

공정위 지정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82개 대기업집단에 속하며 회장 타이틀을 쓰는 오너가 일원은 2명이 더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조현범 회장(51세)과 DB그룹의 김남호 회장(48세)이다. 조 회장은 2022년 1월에, 김 회장은 2020년 7월에 취임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70년대생 회장도 찾아볼 수 있다. 아스콘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SG 박창호 회장(51세)과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 회장(51세)이 주인공이다. 1972년생 동갑내기 창업자라는 게 공통분모다.

미래엔그룹의 김영진 총괄 회장(49세)과 CS홀딩스 장원영 회장(48세)은 4세 경영자이며 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 미래엔은 국내 최초 교과서 발행기업인 구 대한교과서의 김기오 창업주 이후 2세 김광수 회장과 3세 김필식 사장을 거쳐 현재 김영진 회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주 이후 2세 장상준 회장, 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오너가 3세 회장은 좀 더 숫자가 늘어난다. △대림비앤코 이해영 회장(52세) △삼아제약 허준 회장(52세) △시알홀딩스 이인옥 회장(52세) △성신양회 김태현 회장(49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48세) △삼일제약 허승범 회장(42세) 등이 포함된다.

‘회장님’이 가장 많은 건 오너가 2세다. △hy 윤호중 회장(52세) △송원산업 박종호 회장(50세) △삼목에스폼 김준년 회장(49세) △계룡건설산업 이승찬 회장(47세)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 회장(46세) △이지홀딩스 지현욱 회장(45세) △동양고속 최성원 회장(44세) △티케이지휴켐스 박주환 회장(40세) 등, 8명이다.

부회장 타이틀의 오너가 임원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이들은 모두 39명이었다. 이 중에 외아들이거나 큰아들이고, 혹은 지분 등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들을 열거해 보면 △넥센 강호찬 부회장(52세) △금비 고기영 부회장(52세) △세종공업 박정길 총괄부회장(52세) △동원산업 김남정 부회장(50세)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49세)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42세) △경동제약 류기성 부회장(41세) △한화 김동관 부회장(40세) 등이 꼽힌다.

형제가 모두 부회장 직위인 경우도 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 부회장(49세)과 김익환 부회장(47세)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 부회장(52세)과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 부회장(50세)도 형제 오너가 부회장이다.

여성 부회장도 6명이 있다. △인지컨트롤스 정혜승 부회장(51세) △DB하이텍 김주원 부회장(50세) △대상홀딩스 임세령 부회장(46세) △영원무역 성래은 부회장(45세) △한솔케미칼 조연주 부회장(44세) △동문건설 경주선 부회장(38세)이 주인공이다.

조사 대상 중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는 154명으로 51.3%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1980년 이후 출생한 이는 42명이다. 주요 82개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MZ 사장’으로 손꼽히는 이들은 △HD현대 정기선 사장(41세) △BGF 홍정국 사장(41세) △휴비스 김건호 사장(40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이규호 사장(39세)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38세) △호반건설 김대헌 기획총괄사장(35세) 등이 있다.

여성 사장들은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53세) △대주전자재료 임일지 사장(53세)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51세) △한미약품 임주현 사장(49세) △신성이엔지 이지선 사장(48세)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사장(47세) △깨끗한나라 최현수 사장(44세) △한글과컴퓨터 김연수 사장(40세) △한진 조현민 사장(40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의 경우,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가까운 시일 내 부회장으로 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 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들은 창업가가 10명이었고, 2세 경영자가 165명(55%)으로 가장 주를 이뤘다. 하지만 3세 경영자가 108명(36%), 4세가 17명(5.7%)으로 나타나는 등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창업세대에 이은 2세 경영자는 형제간 후계 경쟁이 치열해 경영능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수장에 오르기 쉽지 않았다”며 “최근 3, 4세 경영자는 외아들이 크게 늘다보니 뚜렷한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승계 방식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 소장은 “3, 4세 경영인 중에는 여러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많아,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4세, 5세 경영 시대로 본격 접어들 때면, 재계에 국적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1990년 이후 태어난 30대 초반 오너가 임원도 8명으로 나타났다. △대유에이텍 박은진 상무(33세)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33세) △나진 우기원 대표이사(31세) △호반프라퍼티 김윤혜 부사장(31세) △BYC 한승우 상무(31세) △농심 신상열 상무(30세) △호반산업 김민성 전무(29세) △삼양식품 전병우 이사(29세)가 대표적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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