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中과 비교해 韓정부는 조용한 반응…"한일, 최근 美와 동맹관계로 가까워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영국 B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중국의 반응을 보도했다. BBC는 중국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고 표현하면서도 이는 정치적인 결정이며 일본정부와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면 이 같은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BBC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후쿠시마 지역의 시위와 중국의 보복을 촉발했다"며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지만, 모든 수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BBC는 일본정부가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에 동의했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방류를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BBC는 "향후 30년 동안 원전에 저장된 100만톤(t) 이상의 오염수가 방류될 예정"이라며 "이 계획이 발표된 이후 가장 큰 반대 목소리를 내 온 중국은 이번 방류를 '극도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후쿠시마와 일부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BBC는 중국의 조치가 일본에 경제적 피해를 입힐 것으로 계산되며 일본정부도 자국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과 홍콩은 매년 11억 달러(약 1조 4700억원) 이상의 수산물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는 일본 수산물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BBC는 "그러나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중국의 반응을 (과학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동기로 보고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이면서 (양국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봤다. 

중국 외교 정책 전문가인 닐 토마스(Neil Thomas)는 "이번 사건은 중일 관계 악화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증상에 가깝다"며 "만약 베이징이 도쿄와의 관계가 좋았다면 방류에 대해 지금보다 약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템플 대학교 일본 캠퍼스의 일본 외교 정책 전문 교수인 제임스 DJ 브라운(James DJ Brown)은 "일본은 중국의 비판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정부는 큰 이웃인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본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BBC는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중국에 비해) 조용한 반응을 보였다"며, 해양 방류의 '과학적 기준 엄수'를 강조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함께 전했다. 

BBC는 한국정부가 "조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는 "양국이 깊은 역사적 불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면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 단결하며 가까워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BBC는 일본정부가 해양 방류 이후 방사능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도쿄전력의 과거 실적을 고려할 때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며, "도쿄전력은 후무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비난을 받고 사과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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