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아시아배구연맹 홈페이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아시아배구연맹 홈페이지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불과 2년 만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톱 클래스의 실력에서 그저 그런 팀으로 변했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의 영광이 사라져 버린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이다.

상대가 부담을 느꼈던 팀에서 이제는 상대에게 승리를 내주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 됐다.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에 나선다.

세자르 에르난데스(46·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4일까지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 참가한다. 선수단은 14일 오전 폴란드로 출국했다.

올림픽 예선은 24개 국가가 3개 조로 나뉜 다음 풀리그를 치러 각 조 1, 2위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랭킹 36위인 한국은 예선 개최국인 폴란드(7위)를 비롯한 이탈리아(5위), 미국(2위), 독일(12위), 태국(14위), 콜롬비아(20위), 슬로베니아(25위)와 예선 C조에 편성됐다. 17일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를 상대로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예선 상대 중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팀은 없다. 그나마 태국, 콜롬비아, 슬로베니아를 승리 상대로 꼽을 수 있으나, 자신하지 못한다. 당장 최근에 치른 아시아배구선수권에서 태국에 0-3으로 완패할 정도로 한국의 전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최소 조 2위를 하려면 예선에서 2패 이상은 하면 안 된다.

그러나 한국은 도쿄 올림픽 이후 김연경(35), 김수지(35·이상 흥국생명), 양효진(34·현대건설) 등 베테랑 선수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한 뒤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아시아 약체팀이 됐다. 여기에 전임 스테파노 라바리니(44·이탈리아) 감독의 뒤를 이은 세자르 감독의 무능한 지도력이 엮이면서 퇴보하고 있다.

한국의 현실적인 올림픽 예선 목표는 1~2승이다. 세자르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하는 등 3승 30패의 참담한 성적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 예선 통과의 가능성이 극히 낮다.

그럼에도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 서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여자배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데는 올림픽에서의 호성적이 한몫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 4강, 2016 리우 올림픽 8강 등 세계 강호를 연파하며 성과를 냈기에 현재의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면 그 인기도 단번에 식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림픽 예선을 마치면 곧바로 중국 항저우로 이동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른다.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 인천 대회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강호로 우뚝 섰다.

이미 아시아선수권 6위로 메달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인데 올림픽 예선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번 아시안게임의 메달 획득은 포기해야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여자배구 미래도 어두워진다. 올림픽 예선은 단순히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한 것이 아닌 미래가 걸렸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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