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PO KAI 부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 및 부총리에게 강구영 KAI 사장이 FA-50, KF-21, LAH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MSPO KAI 부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 및 부총리에게 강구영 KAI 사장이 FA-50, KF-21, LAH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한국산 방산 무기를 쓸어 담고 있는 폴란드가 전투기 추가 구매를 타진하자 방산업체들이 분주해졌다. 한국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경전투기 FA-50의 성공적인 계약과 납품 이행으로 폴란드와 신뢰관계가 두터워지자 KF-21의 도입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F-35의 생산 가격이 KF-21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변수는 존재한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잉사는 지난 5~8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3)에서 F-15 최신 개량형인 F-15EX를 전시하고, 폴란드 측에 미국 국방부의 대외 군사판매 프로그램으로 해당 기종의 구매를 제안했다.

보잉은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해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와의 향상된 상호 운용성, 기술 성장 역량 및 2만시간 이상의 경제적인 작전 기체 수명을 통해 폴란드는 미래의 위협 환경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세일즈를 공식화했다.

독일·이탈리아·영국·스페인이 합작한 유로파이터 컨소시엄도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MSPO에 전시하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폴란드 정부가 공식적으로 전투기 구매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대대적인 폴란드의 군비 증강을 기회로 삼아 해외 방산업체들이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MSPO에서 2024년도 국방예산으로 1370억즈워티(약 43조원)를 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가 넘는 금액으로 나토가 회원국들에 권고한 'GDP 대비 2%'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폴란드의 현재 전투기 전력은 F-16 48대, 미그-29 28대, Su-22 18대 등이다. 폴란드는 국산 경전투기 FA-50 48대를 도입해 미그-29를 대체하기로 했고, Su-22는 퇴역한다. 5세대 전투기 FA-35 32대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폴란드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레네우스 노박 폴란드 공군 준장은 지난 5월 'Defense 24'가 주최한 방산 콘퍼런스에서 폴란드 공군은 2개 대대 이상의 전투기 구매가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160대 규모의 전투기를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추가 구매가 이뤄진다면 물량은 24~36대 규모가 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4.5세대 전투기 KF-21도 보잉의 F-15EX,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KAI는 MSPO에서 FA-50과 함께 KF-21을 전시하고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다 대통령도 KF-21을 보고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F-15EX는 도입 후 50년이 되어가는 4세대 전투기 F-15의 개량형이고, 4.5세대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도 2003년 도입 후 20년이 지났다. 반면 KF-21은 스텔스 기술이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단계적인 개발을 밟아나가 5세대, 6세대 전투기로 개량할 계획으로 장기 운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집단 PGZ는 이미 KF-21 공동 개발 의사를 타진한 바 있고, 세바스찬 흐바웨크 회장은 지난 4월 방한해 KAI를 찾아 KF-21 개발 관련 내용도 브리핑받았다. 무엇보다 KAI는 FA-50 계약과 신속한 납품 이행으로 폴란드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 KAI는 지난해 9월 FA-50 수출 이행계약 체결 이후 10개월 만인 지난 7월 FA-50GF 1호기와 2호기를 납품했다.

이에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번 MSPO에서 KAI 부스를 방문해 "폴란드는 KAI와 협력해 FA-50의 유럽 및 나토 시장 진출 기회를 함께 모색할 것"이라며 "KAI의 빠른 납품에 따른 폴란드 공군 조기전력화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 KAI는 PGZ와 FA-50 후속지원 및 미래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해 FA-50 후속지원을 위한 항공정비(MRO)와 지원장비의 생산·구매, 현대화 사업 등에 협력하고 나아가 후속 군수지원과 성능개량 등 장기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향후 폴란드 정부가 전투기 추가 구매를 공식화한다면 이런 협력관계가 KAI에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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