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사 후 피해 입었다 판단되면 10~15% 관세 부과
K배터리, EU 내 가격 경쟁력 높이는 계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 정부의 자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면서, K배터리 3사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U의 생산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약 10~15%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으로, 이를 계기로 K배터리 3사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U는 글로벌 전기차 2위 시장으로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030년 1.1TWh에 달해 전 세계 수요의 약 23.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K배터리, 중국과 점유율 격차 벌리나

현재 K배터리 기업과 중국 배터리 기업은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K배터리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非중국 시장에서 세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 28.7%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지만 2위인 중국 기업 CATL과의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ATL 점유율은 27.2%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를 1.5%p로 줄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28.9%, CATL 20.5%로 격차는 8.4%p였다. 특히 중국의 2021년 EU 시장점유율은 22.6%에서 2022년 34.0%로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2021년 70.6%에서 2022년 63.5%로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EU의 이번 보조금 조사는 중국 기업들에게 추가 관세→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K배터리는 EU 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K배터리 3사는 EU 내 공장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6년부터 폴란드에 진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쵸와프에 2025년까지 45GWh 규모의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SK온은 헝가리 코마롬 1·2공장에 이어 이반차에 2024년까지 30GWh 규모의 공장을, 2028년까지 30GWh 규모의 공장을 각각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에 2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헝가리 괴드에 10GWh 규모의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도 EU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은 지난해 12월 독일에 최초의 해외공장을 완공(14GWh 규모)했으며, 헝가리 데브레첸에도 100GWh 규모의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해 6월 20GWh 규모의 독일 괴팅겐 공장 가동을 시작한 고션 하이테크는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6GWh 규모의 공장을 추가 건설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U의 이번 조사는 약 9개월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과거 중국 태양광이 EU 점유율을 높이면서 산업 경쟁력을 잃은 것을 반면교사 삼고 있는 모습”이라며, “주요 완성차 OEM의 전략적 파트너 선정이 본격화될 향후 1~2년이 EU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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