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금리 기조 속 중저신용대출 연체율 출범 이래 최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및 여신관리 강화 추진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감면한 이자액만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약 5억원 많은 수치다. /각 사 제공
인터넷은행 3사가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연체율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포용금융'이란 숙명을 안고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인가 취지에 맞춰 신용이 낮은 금융소비자와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신파일러) 등, 금융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대출 비중 확대와 고금리 여파로 인해 연체율이 역대 최대 수준치를 기록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취약 자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설립 취지에 맞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와 연체율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인터넷은행은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 출범 이래 최대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신용대출 및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3%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2년 6월 말 0.42%였던 것이 12월 말에는 0.77%까지 올라가더니 올해 6월 말에는 1.04%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8월 말에는 1.20%까지 급증했다. 불과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하며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1.5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케이뱅크가 1.57%, 카카오뱅크가 0.77%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건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이다.

8월 말 기준으로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은 무려 2.79%에 달한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8%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에는 2.46%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약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이 4.13%로 가장 높았고, 토스뱅크 3.4%, 카카오뱅크 1.68%로 집계됐다.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3사 합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며, 각 사별로도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인터넷은행 3사는 설립 취지에 맞춰 매년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케이뱅크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2021년 16.6% △2022년 25.1% △2023년 6월 말 24% △2023년 8월 말 25.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 역시 △2021년 17% △2022년 25.4% △2023년 6월 말 27.7% △2023년 8월 말 28.4%%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2021년 23.9% △2022년 40.37% △2023년 6월 말 38.50% △2023년 8월 말 35.6% 등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인체율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가 연말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치는 각각 30%, 32%, 44%로 8월말 비중과 비교해  작게는 1.6%p, 많게는 8.4%p 격차가 난다.  

◆ 고금리 상황 지속…연체율 관리 시급

인터넷은행 연체율 상승한 데는 중·저신용대출 취급액이 2년 만에 10배 늘어난 것에서도 찾을수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 유치하면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연체자가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지난해보다 인터넷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2배나 쌓아놓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지만,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을 더 높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인상하면서, 연 0.50%였던 기준금리는 3.50%까지 올랐다. 

물론 올해 2월부터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 긴축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국내 경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터넷은행은 신용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추세로, 고금리 상황에서 향후 연체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면서 “국내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해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건전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인터넷은행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심산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작년에는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면서 신용대출 자체도 늘었지만, 올해는 증가세가 약해지고 있어 분모(잔액)가 작년만큼 늘어나지 않으면서 연체율이 높아졌다"며 "연체율 관리를 위해 CSS 고도화를 지속적을 추진하고 여신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개인산업자를 대상으로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했으며, 고객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BS(Behavior Score·행동평점) 모형을 세분화하고 있다. 아울러, 4분기에는 채권회수모형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대출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CSS 고도화로 우량·건전 차부 선별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충당금 적립 이외에도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신용정책 조정 등을 기반으로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 

대출 상품에 대한 신용정책 지속 개선을 통한 건전성을 제고할 계획이며, 각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 바탕으로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신용 정책 등에 반영해 포트폴리오 건전성 유지 및 안정적인 자산 성장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대안 정보를 활용해 금융정보만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고객에게 합리적인 대출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자산 건전성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대출심사전략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정보모형 개발을 통해 중저신용자 신용평가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외부 비금융데이터 발굴 및 대안정보모형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산 건전성 관리 효율화를 위한 행동평점시스템(BSS:Behavior Scoring System) 개발을 진행 중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범 이후 단 한 분기도 놓치지 않고 전 은행권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중저신용자를 포용해오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TSS(Toss Scoring System)'를 한층 고도화해 나가며 지속가능한 중저신용자 포용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권은 중저신용자나 금융이력부족 고객과 같은 금융 소외 계층에게 대출 공급 확대하는 동시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신용정책 조정을 기반으로 연체율 및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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