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 불러일으키고 청렴의식 제고가 최우선
최근 은행권에서 횡령 등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은행권에서 횡령 등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금융권의 사고 소식이 업계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지난 3년 동안 대형 시중은행인 우리은행, 그리고 올해는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에서 연이어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 한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는 등,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이은 경기 침체로 가계대출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예대마진에 따른 이자이익으로 매분기 실적을 아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아, 국민들의 반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관련인 엄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규정 보완 등을 천명하는가 하면, 금융당국 관련 법률 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시행책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 아무리 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룰 강화했다 한들 결국, 돈을 만지고 관리하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관련 시스템을 잘 아는 직원이 악의만 가지고 있으면 금융 사고를 100% 예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여간 발생한 금융사고 451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4건(59%)은 내부직원에 의해 발생했다. 

금융사고 금액 1조 1066억원 중 내부직원에 의한 금융사고금액은 8646억원으로 전체 금융사고액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내부직원에 의한 금융사고 건수는 은행이 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투자(47건) △보험(29건) △여신전문금융(26건) △저축은행(12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은행 내부직원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금액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0년 10억(23건)에 불과하던 것이 2021년에는 296억(26건)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에는 903억(25건)에 달했다. 더욱이 올해 7월까지의 피해금액은 585억(14건)으로 나타났다. 

김성주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금융사 내부직원에 의한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작년 대형 금융사고 이후 금융당국에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으나 실효성 있는 방안인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징계나 내부통제 시스템관련 규정을 강화한다고 한들 사람이 직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동일 사고 재발을 100%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최근 언론을 통해 금융사고가 알려지면서 관련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지만, 담당 직원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고는 벌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부 관리·감독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직원 교육을 통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청렴의식을 제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세종이나 정조 등이 성군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신분을 막론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해, 조선의 부흥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어떠한 규율, 시스템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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