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4일 앞둔 19일 중국 항저우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4일 앞둔 19일 중국 항저우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가국 선수단이 머무는 선수촌의 시설도 꽤나 이야깃거리가 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선수촌 식당,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때는 선수촌에서 사용한 ‘골판지 침대’가 화제를 낳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은 ‘역대급’ 시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선수촌은 전 세계에서 온 취재 관계자들이 투숙하는 미디어 빌리지, 각 종목 국제스포츠연맹(IF) 심판 관계자들이 체류하는 테크니컬 오피셜 빌리지와 같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선수촌 식당과 가까운 401동과 402동에 나눠 머문다. 45층으로 구성된 401동 건물의 34층 전체를 사용하고, 17층으로 이뤄진 402동은 대만 선수단과 절반씩 나눠 쓴다. '팀 코리아' 현수막이 펼쳐진 401동의 한 층은 5인실 아파트 2개와 4인실 아파트 1개로 이뤄졌다. 이번 대회 선수촌 방의 크기는 보통 방 3개 또는 2개 아파트가 주를 이룬 과거 대회 선수촌과 비교해 훨씬 넓다. 선수촌에 선수들의 이동을 돕는 카트는 상시 대기 중이고, 자전거도 곳곳에 비치돼 있다. 증강현실(AR)을 체험할 수 있는 버스도 운행 중이다. 최윤(60)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선수들이 더욱 자유롭게 선수촌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 100대를 준비해 선수단이 머무는 건물 앞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통제로 국내 포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선수들은 선수촌 내 와이파이를 통해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 등 국내 사이트와 SNS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다만 찜통더위에도 선수들의 방에는 냉장고가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따로 냉장고 100대를 주문해 한국 선수단의 컨디션 유지를 돕기로 했다.

21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이 외부로 나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이 외부로 나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가국들의 국기가 게양된 선수촌 국기 광장에는 북한 인공기도 펄럭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국 내 유입 금지를 이유로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2022년 말까지 국제 종합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북한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돌아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이다. 대회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북한은 18개 종목에 191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북한 선수들은 흩어져 항저우에 입성하고 있다.

북한은 19일 남자축구 경기를 통해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북한은 이날 중국 저장성 진화 저장성사범대 동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예선 F조 1차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장엔 북한 여성 응원단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여성 응원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8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14년 8월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한국을 찾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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