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농구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가운데)과 남측 김한별(오른쪽)이  대만과 2차전에서 2쿼터를 마치고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농구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가운데)과 남측 김한별(오른쪽)이  대만과 2차전에서 2쿼터를 마치고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3일 공식 개막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의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전으로도 관심을 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이후 국경을 봉쇄하고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 불참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해 징계가 해제되면서 굳게 걸어 잠갔던 빗장을 풀었다. 북한은 우방국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복귀 무대로 삼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에 국제 대회에 참가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17개 종목에 18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남한과 북한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개폐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했고, 여자농구, 조정, 카누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도 구성해 함께 땀을 흘렸다. 

이번 대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남북 관계 경색으로 단일팀과 공동 응원단 구성, 개회식 공동 입장 등 양측의 교류가 전혀 없었다.

5년 전 우정을 나눴던 남과 북은 이제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북 선수단이 각 종목에서 벌일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간 첫 대결은 개막 다음 날인 24일 펼쳐졌다. 복싱 여자 54㎏급 임애지(24ㆍ화순군청)는 이날 오후 항저우 체육관에서 북한 방철미(29)와 첫 경기를 치렀다. 방철미는 이번 대회 개회식 북한 기수로 나서는 상징적인 선수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복싱 여자 60㎏급에서도 오연지(33ㆍ울산시체육회)와 북한 원은경이 1회전 경기에서 격돌했다.

유도 한희주(26ㆍKH필룩스)는 1라운드에서 북한 문성희(21)와 남북대결을 펼친다. 한희주는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리는 유도 여자 70㎏급 1라운드에서 북한 대표팀 문성희와 만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63㎏급 동메달 리스트인 한희주는 이번 대회에선 체급을 올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02년생인 문성희도 북한 선수단 내에서 메달 후보로 꼽히는 강자인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북한 대표팀엔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여자 농구 남북단일팀으로 뛰었던 로숙영과 김혜연(25)이 포함됐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일팀으로 은메달을 합작했던 여자농구 박지수(25ㆍKB스타즈)와 로숙영(30ㆍ북한)은 적으로 만난다. 정선민(49)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북한, 태국, 대만과 C조에 편성됐다. 납북 대결은 29일 항저우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다.

한국 카누 대표팀 변은정(25ㆍ구리시청), 김현희(31ㆍ부여군청)는 5년 전 한반도기를 함께 달고 여자 500m 금메달, 여자 200m 동메달을 합작한 북한 김수향, 허수정, 정예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남북은 10월 4일 남녀 200m, 5일 남녀 500m, 6일 남녀 1000m에서 경쟁한다.

5년 전 자카르타 현지에서 합동 훈련을 했던 남북 레슬링은 10월 5일부터 맞대결을 펼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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