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 26곳으로 최다...23개 그룹 현지 법인 운영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중동지역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우리 대기업들이 현지서 운영하는 해외법인은 모두 113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82개 국내 대기업 집단이 중동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 곳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모두 10개 중동 국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데, 아랍에미리트에 44개 법인으로 가장 많고,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도 24곳이 운영 중이다.

또한 오만과 이집트는 각각 11개, 이스라엘 8개, 요르단과 이란 4개, 키프로스 3개, 바레인과 쿠웨이트 2개 해외법인이 운영되고 있다. 조사 대상 대기업 집단은 레바논·시리아·예멘·이라크·카타르·팔레스타인에는 해외법인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았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26개 해외법인을 중동지역에서 설립해 가장 많다. UAE에서만 10개 법인을 운영 중이며, 이스라엘 5곳, 사우디아라비아 4곳 순이다.

삼성은 UAE에 삼성전자가 세운 전자제품 판매회사 ‘삼성 걸프 일렉트로닉스’, 삼성물산이 지배하고 있는 ‘SAM 걸프 인베스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개 법인 중 3곳이 건설 관련사다. 삼성물산이 최대주주인 ‘삼성 C&T 코퍼레이션 사우디아라비아’,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회사 ‘삼성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은 뒤이어 13개 현지법인을, GS그룹은 12곳의 법인을 두고 있다. LG는 UAE에만 7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가 대주주인 전자제품 판매업체 ‘LG EDF’, ‘LG EGF’가 활약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전자제품 생산 업체 ‘LG-쉐이커’를 운영하고 있다.

GS그룹은 오만에만 8개 법인을 두고 있는데, 모두 건설 관련사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각각 2곳씩의 해외법인 역시 건설과 부동산 업종이다. 

현대차그룹은 UA와 이집트에 각각 3곳 등 모두 8곳의 중동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현대건설을 통해 지난 1978년 11월 ‘미들 이스트 엔지니어링 디벨롭먼트’를 세웠는데 40년 넘게 운영 중이다. 이는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즈니스를 지속해 왔다는 것으로 의미를 갖는다.

그밖에도 SK와 한화그룹이 각각 6곳, CJ와 KCC그룹이 5곳, DL과 중흥건설그룹이 4곳, HD현대·LX·호반건설그룹이 3곳씩 중동법인을 운영 중이다. 한국타이어·두산·OCI·LS·세아그룹은 2곳씩, 아모레퍼시픽·KT&G·넷마블·HMM·글로벌세아그룹은 각각 1곳씩 중동에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해 오일선 소장은 “국내 그룹에서 중동에 진출시킨 100곳이 넘는 해외법인을 업종으로 구분해보면 건설(26곳), IT(22곳), 물류 및 운송업(12곳) 순으로 많았다”며 “국내 대기업은 중동 시장에서 건설, IT, 운송 관련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통해 먹거리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에 주요 대기업 그룹들이 세운 해외법인은 8곳이다. 공정위 해외계열사 공시 이외에 금감원 공시 등을 통해 이스라엘에 중견·중소기업 중 현지법인을 설립한 곳은 최소 6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솔브레인·BHI·비엘·SD바이오센서·넥스틴·야놀자 등의 기업이다.

한편 역으로 이스라엘에서 한국으로 진출한 기업 중에는 비상장사인 오보텍코리아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 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현지를 예의집중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최근 네이버도 빠르면 내년 중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와 메카 등 주요 5개 도시에 대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향후 국내 다른 IT기업들도 본격적으로 합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건은 현재진행형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확전될지 여부다. 이미 에너지가격과 국제금융 등에서 불안정함이 관측되는 형국이다. 따라서 중동은 우리나라에게 기회와 위기가 동시공존하는 셈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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