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EO급만 525명...연말연초 인사 폭에 관심 집중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중 공식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급 경영진만 1000명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4년 1월 초~6월 말 중 임기가 종료되는 이들은 1087명이었다. 1월 초 기준 임기가 남아 있는 사내이사가 3297명이므로 약 33% 가량이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연임, 이동, 퇴임 등 세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사내이사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일원으로, 일반임원과 달리 등기임원에 해당하는 핵심 경영진이다. 따라서 이들의 거취에 따라 연말과 연초 인사이동 폭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중에서도 CEO급 경영자는 52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거취에 따라 여타 임원 인사의 폭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순위 상위 30개 그룹이다. 대상 중 내년 상반기 공식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카카오 그룹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는 150여곳에 달하다보니, 사내이사 117명이 상반기 중 임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77명은 대표이사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홍은택 대표이사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카카오페이 신원근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키이스트 박성혜 등의 CEO가 내년 3월 중 현재 등기임원 임기가 공식 끝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SK 그룹에서도 104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이중 41명이 대표이사급 최고경영자이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과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3월까지가 공식 임기다. 이외의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SK온 지동섭 △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이사 등이 거취를 새로 결정해야 한다.

그밖에도 △포스코 78명(대표이사 37명) △롯데 77명(대표이사 35명) △SM(삼라마이다스) 54명(대표이사 24명) △CJ 48명(대표이사 25명) △GS 47명(대표이사 23명) 순으로 상반기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 10월 그룹 인사가 단행된 한화도 76명(대표이사 38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까지가 임기였다.

이중 포스코 그룹의 경우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대표이사 회장도 공식 임기가 3월 중 만료된다. 따라서 최 회장의 거취에 따라 그룹 인사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최 회장이 내년 3월까지 공식 임기를 채우게 되면, 그룹에서 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회장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밖에도 △㈜포스코 김학동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포스코DX 정덕균 등 대표이사도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끝난다. 이들은 등기임원을 2회 이상 연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그룹은 계열사 내 사내이사 38명이 상반기 공식 임기가 끝난다. 이중 대표이사는 12명이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고정석, 오세철 △삼성에스디에스 황성우 △삼성중공업 정진택 △삼성증권 장석훈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이사 등이 있다. 이중 누가 연임에 성공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차 그룹은 31명의 사내이사와 이중 15명의 대표이사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현대차 장재훈, 이동석 △기아 최준영 △현대위아 정재욱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대표이사 등이 임기가 만료되는 전문경영인들이다.

LG 그룹도 사내이사 31명의 거취가 인사 시즌 주요 관전포인트다. 이중 12명이 대표이사급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해 △LG유플러스 황현식 △LG전자 배두용 △로보스타 이병서 대표이사 등이 연말 인사에 거취가 정해진다.

이번 조사에 대해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주요 그룹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핵심 경영진 인사는 미래비전과 리더십 등 다각도로 분석해 최종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이들의 인사는 오너 경영자를 비롯해 그룹 내에서도 극소수 인원만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에 2024년 인사에서 어떤 특징을 가진 인물이 전진 배치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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