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박종민]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미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 시즌 ‘삼국통일(한국, 미국, 일본 투어 석권)’을 달성했다.

전인지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289야드)에서 열린 제70회 US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의 성적을 냈다. 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전인지는 양희영(7언더파 273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인지는 우승 상금 81만 달러(약 9억2,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올 시즌 그는 상금으로만 17억 원(LPGA 9억2,000만 원+KLPGA 5억5,900만 원+JLPGA 2억1,000만 원)을 벌어들였다.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슈퍼루키’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전인지는 올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KLPGA에서 삼천리투게더오픈,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차지하며 이미 시즌 3승을 챙겼다. 지난 5월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정상에 섰다.

한 시즌에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전인지는 세계 골프계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며 월드스타의 초석을 마련했다. 세 나라를 오가는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 등 강행군 속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닌다.

전인지의 올 시즌 활약은 2008년 ‘신지애 신드롬’을 연상케 한다. 신지애(27)는 당시 한국여자오픈 등 KLPGA 투어에서만 6승을 거뒀다. 또 그 해 J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과 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일본과 미국에서도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전인지는 전반에 2타를 줄였지만, 10번홀(파4)에서 벙커샷 실수를 저지르며 선두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그는 12번홀(파3)과 15번홀(파4)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으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16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우승에 다가섰다. 전인지는 17번홀에서 양희영에게 1타 차로 쫓겼지만, 마지막홀에서 양희영이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승리를 확정했다. 우승 후 전인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 머릿 속이 하얗다. 즐겁게 경기하려고 한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08년과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5언더파 275타)로 경기를 마쳤다. 유소연은 합계 3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공동 5위에 랭크됐다. 디펜딩 챔피언 미셸 위(26)는 합계 2언더파 278타로 11위에,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8)는 1언더파 279타로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사진=전인지(연합뉴스).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