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홍창기. /LG 제공
LG 트윈스 홍창기. /LG 제공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올해 정규리그에서 리그 최강 화력을 자랑했던 LG 트윈스 타선은 7일 한국시리즈(KSㆍ7전 4승제) 1차전에서 좀처럼 응집력을 보이지 못하며 잔루 8개를 남겼다. KT 위즈에 2-3으로 진 1차전의 결정적인 패인은 1회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한 타선에 있었다.

2차전에선 달랐다. KT 선발 쿠에바스(33)에게 5회까지 1득점으로 막혔던 LG 타선은 6회 오지환(33)의 솔로 홈런으로 반격의 신호탄을 쐈고, 7회에는 플레이오프부터 전 경기에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KT 손동현(22)을 상대로 2사 1루에서 김현수(35)의 우월 적시 2루타로 한 점 차 따라붙었다. 8회에는 박동원(33)이 홀드왕 박영현(20)에게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LG 타선은 이날 장단 10안타(홈런 2개 포함)로 5점을 뽑았다.

2차전이 LG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염경엽(55) LG 감독도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시리즈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LG 타선의 과제는 키플레이어 홍창기(30)의 부활이다. 홍창기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2(524타수 174안타), 출루율 0.444, 장타율 0.412, OPS(출루율+장타율) 0.856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3시즌 중 2번이나 출루왕을 차지한 LG 공격의 첨병이다. 타석당 볼넷 비율 13.7%(3위)로 많은 공을 보면서 끈질긴 승부로 투수를 괴롭히고, 그러면서도 삼진은 적게 당해 상대 팀 투수들이 무척 까다로워하는 타자다.

LG 트윈스 홍창기. /연합뉴스
LG 트윈스 홍창기. /연합뉴스

그러나 홍창기는 올가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KS 1~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에 그쳤다. 1차전에 리드오프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염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홍창기에게는 한마디만 했다. '하던 대로 하라'고 말이다. 어제 잘 안됐다고 오늘 또 고치고 하면 시리즈가 끝난다"며 "어제 초구를 쳐서 결과가 안 좋았더라도 원래 생각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홍창기는 2차전에서 이전 경기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으나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다.

LG는 정규시즌에 홍창기가 자주 출루해 밥상을 차리면, 중심타선이 타점을 올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다. LG로선 공격 첨병 임무를 맡은 홍창기가 정규시즌 때 모습을 되찾아야 득점 루트를 다양화할 수 있다.

염 감독의 홍창기에 대한 신뢰는 굳건하다. 염 감독은 2차전 후 “홍창기 관련 고민은 없다. 언젠가는 본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3차전도 그대로 간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홍창기가 기대에 부응할 일만 남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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