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루닛, 국내 최초 캔서엑스 합류…진단 프로젝트 참여
글로벌 기업·연구기관들과 기술력 및 네트워크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자사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을 비롯해 세포치료제 개발사 ‘GC셀’, AI 암 진단 기업 ‘딥바이오’, 체외진단 전문기업 ‘아이엠비디엑스’ 등은 캔서문샷 참여를 알렸다.

캔서문샷은 암 분야 연구개발의 발전을 가속화해 향후 25년 이내 암 환자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미국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암 치료제 및 진단기술 등을 도입하는 데만 연간 18억달러(약 2조 3000억원)가 투자된다. 지난 2월 캔서문샷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모핏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가 주축으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CancerX)가 설립됐다.

캔서엑스 멤버로는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다케다, MD앤더슨, 메이요클리닉, 다나-파머 암센터, 인텔, 아마존, 오라클 등이 포함돼 있다. 치료제 개발을 넘어 예방, 진단 등 암 전주기를 관리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이 협력을 약속한 셈이다.

솔루션 카탈로그는 캔서엑스가 암 정복을 위해 멤버를 모집한 이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구체화된 프로젝트다. 암 진단과 치료 및 케어, 치료 관리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눠 각 분야별 상용화된 디지털 제품 및 솔루션을 미국 의료기관에서 적극 활용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한다. 

캔서엑스 멤버. /랩지노믹스 제공
캔서엑스 멤버. /랩지노믹스 제공

루닛은 솔루션 카탈로그의 암 진단 영역에서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을 집중 제공하고, 폐암 및 유방암 조기 진단을 통해 미 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루닛은 지난 8일(현지시간) 캔서엑스가 미국 전역 의료기관을 위한 암 진단 및 치료 디지털 솔루션 가이드 ‘솔루션 카탈로그’를 발표할 당시, 프로젝트 참여 14개 기업 중 암 진단을 위한 첫 번째 사례로 소개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6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캔서엑스 창립멤버에 합류한 이후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루닛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캔서엑스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캔서엑스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진짜’라는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미국은 암 환자 10명 중 4명이 암 치료 과정에서 평생 저축한 돈을 모두 소비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환자의 재정적 부담이 크다”며 “미국 의료기관이 암 조기 진단을 위해 루닛 AI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시한 캔서엑스의 이번 조치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더는 동시에 국가 의료재정 경감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C셀은 캔서문샷에 참여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의 중요성을 알리고,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기술력, 네트워크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체외진단 전문 기업 아이엠비디엑스는 루닛과 같이 캔서엑스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암 조기진단’에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최근 특이도를 96%까지 끌어올린 암 8종 조기진단 플랫폼 ‘캔서파인드’를 출시, 건강검진센터 공급에 들어갔다. 암세포가 유전자 변이까지 가기 전에 성격이 변하는 후성유전학적 변이(메틸레이션)를 포착하는 기술을 활용해 내시경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이엠비디엑스 관계자는 “캔서엑스 참여를 통해 캔서파인드를 미국시장에 알리고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쉽을 확대할 것”이라며 “암 정복의 미래를 앞당겨 환자와 가족의 비용과 고통을 경감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GC셀은 간암 수술 후 치료제로 승인된 자가 T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의 상업화를 지난 2007년 성공했다. 또한 NK 세포치료제(CAR-NK)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뉴저지에도 CGT에 특화된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센트릭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또한 CAR-NK 세포치료제 ‘AB-201’를 개발, 국내외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GC셀 관계자는 “캔서문샷에 참여함으로서 암 치료에서 세포치료제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알리고,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및 AI 기업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고 실질적인 전략적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랩지노믹스와 딥바이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EDGC, HLB, 젠큐릭스, 엔젠바이오 등 10여개 기업이 캔서문샷 참여하고 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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