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출신의 메가(정관장). /한국배구연맹 제공
인도네시아 출신의 메가(정관장).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에 동남아시아에서 부는 바람이 뜨겁다. 2023-2024시즌부터 새로 도입한 아시아 쿼터로 V리그 무대에 선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국내 선수, 비아시아 외국인 선수들을 압도하는 기량을 뽐내며 여자배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V리그 남녀부 각 팀은 1명씩 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선수들을 추가 영입했다. 남녀 각 7명씩 총 14명의 아시아 국적 선수들이 새롭게 V리그 무대에 섰다.

팀별로는 비아시아 선수까지 경기당 최대 2명의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게 돼 선수 운용 폭을 더 넓히게 됐다. 전력 상승, 국내 선수의 경쟁력 강화 등 순기능도 기대하게 됐다.

태국 출신의 위파위. /한국배구연맹 제공
태국 출신의 위파위.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부에서는 7명 중 6명이 동남아 출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폰푼(IBK기업은행), 위파위(현대건설), 타나차(한국도로공사·이상 태국), 메가(정관장·인도네시아), 필립스(페퍼저축은행), 톨레나다(GS칼텍스·이상 필리핀)가 동남아 출신이다. 흥국생명의 레이나는 일본 출신으로 여자부의 유일한 동북아 출신 선수다.

비아시아 선수가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에 집중된 반면 아시아 선수들의 포지션은 다양하다. 주로 아웃사이드 히터나 세터(폰푼, 톨레나다), 미들 블로커(필립스)도 있다. 각 팀마다 취약 포지션에 아시아 쿼터를 사용했다.

팀 간 8~9경기를 소화한 현재 여자부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메가다. 8경기에 나서 174득점으로 득점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활약에 정관장은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고 있다. 메가의 활약에 정관장의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에는 인도네시아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국내 거주하거나 관광을 온 인도네시아인들이 메가의 경기 모습을 보려고 체육관을 찾고 있다.

정관장 구단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도 무려 5배가 늘었다. 시즌 개막 전 팔로워는 2만 명 수준이었으나 메가의 활약 덕에 현재는 10만 명을 넘겼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메가의 콘텐츠에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로 다양한 응원 댓글도 다는 중이다.

위파위, 타나차도 결정적인 순간 정확한 오픈 공격과 집중력 높은 수비로 팀 승리에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폰푼, 필립스 등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고 있다.

태국 출신의 폰푼. /한국배구연맹 제공
태국 출신의 폰푼.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국배구연맹도 이들의 활약에 고무됐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권 배구는 세계 배구 흐름에 맞춰 빠른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플레이에 익숙한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V리그에 유입돼 다채롭고 흥미로운 플레이를 보이며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주고 있다. 현재까지는 아시아 쿼터 시행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연맹은 이를 기점으로 V리그의 아시아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 쿼터 도입은 중계권 판매 시장 개척 등 아시아권으로 V리그 마케팅 시장을 넓히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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