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간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자연 생태계 그대로 담아내
가벼운 여행 서적 No..구석구석 걸으며 느낀 것 녹여
남미 역사와 지리 파악되는데 도움될 것
김성태 작가./한스경제DB.
김성태 작가./한스경제DB.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오지여행가 김성태 작가는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를 통해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담아냈다. 기존의 타 여행 서적과 달리 트레킹을 하며 보는 시선에서 담은 경관과 자연생태계, 인디오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았다.

김 작가는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에 대해 “에피소드 위주의 가벼운 여행 스토리가 아니라 트레킹을 하며 본 파타고니아의 경관과 걷기 철학, 느림과 여유를 많이 가미시키려 했다”라고 말했다.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 中

“들리지 않는 자연의 소리를 느낌으로 받아들이며 고요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 나뭇잎과 풀들의 살랑거리는 소리,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 그 침묵의 자연 속을 정적을 벗 삼아 풀과 바람과 꽃과 교감하며 혼자서 걸어보라. 눈과 가슴으로 들리지 않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육감을 포함한 모든 세포가 자연이 내는 소리와 파동을 받아들이며 나와 자연과 침묵이 하나가 된다. ‘걷기 예찬’의 저자인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는 것은 침묵을 횡단하는 것’이라 말한다. 침묵에 침잠하며 걷다 보면 또 다른 나와 만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인도 요가 경전인 요가수트라는 “의식에서 요동치는 잡념을 잠재우고 고요와 침묵에 이르면 영혼은 수정처럼 맑아진다.”고 말한다.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누가 말했던가? “자연과 더불어 걷는 일은 자기 자신과 함께하는 소풍이면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소유하는 것이다”라고. 자연은 생명의 원천이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우리는 마치 자신의 근원에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든다. 자연은 꾸밈이나 가식이 없고 있는 그대로여서 자연스럽다. 자연은 고향마을 같고 어머니 품속 같다.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안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아늑하고 편안하고 평화롭다.

나에게 걷기는 삶의 일부분으로 나를 나답게 하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재충전의 수단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가브리엘 마르셀은 사람은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걷는 자, 여행하는 인간이라고 규정한다. 천지개벽 이후 먼 옛날 몇백만 년 수렵 생활을 하며 걸어 다닌 인간의 DNA에는 걷기와 이동의 본능이 숨어있지 않나 싶다. 즉 여행하는 인간은 숙명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항상 길 위에 서서 떠나고 돌아오고 방랑하며 사색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아쉬움, 후회, 허전함, 목마름, 외로움 등을 떨쳐내는 데는 여행만 한 게 없지 않나 싶다. 나는 역마살, 즉 방랑기의 DNA를 타고났나 보다. “방랑은 찾을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그치지 않는 갈망, 잃어버린 어머니를 애타게 찾는 마음이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인 칼융의 말마따나 떠남은 주체 못 할 본능인 것 같다. 누군가 “걷기란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걷다 보면 일, 인연, 복잡하고 삿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자신이 시공간의 무구 속으로 빠져들어 파타고니아와 하나가 되면서 자연을 닮아가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직장 은퇴 후 오지 곳곳을 누빈 김 작가가 유일하게 안 가본 곳이 바로 남미다. 김 작가는 “히말라야를 비롯해 아프리카, 티베이 쪽을 트레킹하며 다녔다. 웬만한 곳은 다 훑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남미 쪽을 안가봤다”라며 “남미 쪽 안데스와 파타고니아에 좋은 트레킹 코스가 많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라며 안데스 산맥 파타고니아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김 작가는 이번 오지 여행에 대해 “주로 트래킹 위주의 코스로 다녔다. 안데스 산맥 쪽 깊숙히 자리한 산타크루즈 트레일과 잉카 트레일, 더블유 트레일을 걸었다”라며 “잉카제국의 유적과 우유니 사막, 빙하, 이스터섬 등을 다니며 사진에 다 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여행 서적은 흥미 유발을 위한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된 책들이 많다. 이와 달리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는 걷기 철학과 함께 곳곳의 모습이 생생히 담긴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안데스 파타고니아에 美(미)치다’./김성태 작가 제공.

김 작가는 “가벼운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여행 서적이 많다”라며 “제 책은 트레킹과 걷기 철학이 담겼다. 느림과 여유를 많이 가미시키려 노력하고 역사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책들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 고리타분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구석구석을 걸으며 보고 느낀 것을 담으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이 책이 남미 여행을 할 때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는 “아직도 트레커들이 우리나라에 많다”라며 “남미의 경우 지리적으로도 먼 곳인만큼 쉽게 접할 수 없는데 걷기나 여행하는 분들이 현지를 찾았을 때 역사와 지리를 파악하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신간 출간과 함께 전시회 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작가는 “한달 간 히말라야에 있다가 이달 귀국했다”라며 “지금까지 책을 만드느라 열흘 간 밤을 샜다. 많은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소망했다.

양지원 기자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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