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오승환. /삼성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끝판왕' 오승환(41ㆍ삼성 라이온즈)에게는 여전히 뜨거운 푸른 피가 흐른다.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오승환은 2023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오승환은 아직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생각이 없다. 현역 연장과 삼성 잔류 의사를 드러냈고, 삼성도 그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오승환과 삼성은 재계약이라는 큰 틀에 공감하고 세부 조건을 논의 중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이 끝난 뒤 개별 인터뷰에서 “이종열(50) 단장님과 잘 얘기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없었다면 오승환이라는 야구선수도 없었다. 끝까지 좋은 그림으로 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자신을 우상으로 여기는 김재윤(33)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올해까지 KT 위즈 마무리로 활약한 김재윤은 지난달 22일 삼성과 4년 최대 58억 원에 계약했다. 올해 팀 구원진 평균자책점 최하위(5.16), 역전패 1위(38회)에 그쳤던 삼성은 김재윤 영입으로 고민을 덜었다. 오승환도 “외부에서 보기에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었다. 김재윤이라는 좋은 마무리 투수가 왔고,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은 김재윤의 가세로 마무리 투수 자원이 두 명을 보유하게 됐다. 내년에는 삼성 마무리는 오승환이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마무리 보직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마무리를 고집하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다”라며 “몇회에 나가든 어느 보직을 맡은 팀이 이기는 게 최우선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선수 생활의 종착역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는 오승환은 유종의 미를 꿈꾼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욕심이 남아있다. 은퇴하기 전 한 번은 삼성이 1등을 하고, 저도 나이 얘기가 들어갈 정도로 좋은 시즌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