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복장을 한 남성이 전국의 공구 임대업소를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발전기 10여대를 빌려간 뒤 잠적적했다 / SBS 캡처
스님 복장을 한 남성이 전국의 공구 임대업소를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발전기 10여대를 빌려간 뒤 잠적했다 / SBS 캡처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스님 복장을 한 남성이 전국의 공구 임대업소를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발전기 10여대를 빌려간 뒤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KBC 광주방송에 따르면 지난 1일 광주 서구의 한 공구업체에 승려복을 입은 남성 A씨가 모자를 쓴 다른 남성과 함께 가게에 찾아와 발전기를 임대했다.

A씨는 “(종교의) 야외 행사 집회에 마이크와 앰프를 작동시키기 위해 발전기가 필요하다”며 600만원 상당의 무소음 발전기 2대를 사흘간 빌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신분증과 승려증을 꺼내 가게 주인에게 확인시켰다. A씨는 직접 부른 트럭에 장비를 싣고 떠난 뒤 그대로 잠적했다.

A씨 등이 준비한 트럭에 발전기를 싣고 떠나는 모습 / SBS 캡처
A씨 등이 준비한 트럭에 발전기를 싣고 떠나는 모습 / SBS 캡처

이로부터 사흘 뒤 A씨는 대구의 한 공구업체에 다시 나타났다. 모자를 쓴 남성도 함께였다. A씨는 이번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경북 구미에 있는 문수사 절에서 사용한다”며 가게 주인에게 신분증을 맡기고 장비와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이들이 빌려간 장비의 도착지는 모두 서울 독산동 한 공영주차장으로 파악됐으며, 현재 장비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런 식으로 최근 두 달 새 광주, 인천, 대구 등 전국에서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가 10여건, 피해금액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또 A씨가 소속됐다고 제시한 종단은 수년 전 없어진 곳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이 빌린 무소음 발전기는 주로 선거 유세 차량에 쓰이기에 총선을 앞두고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KBC 광주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A씨에 대해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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