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장, 12월 FOMC ‘비둘기파적’으로 해석…증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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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현원 기자] 미 연준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시장은 연준이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돌아섰다고 해석하면서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13일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이며 만장일치로 알려진다.

시장은 이번 FOMC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 연준의 성명서에 표현된 문구의 변화와 경제전망, 점도표 등에서도 이러한 색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증권에 따르면, 성명서에서는 경제활동이 ‘강한(strong)’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던 표현이 '3분기의 강한 속도로부터 둔화되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물가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표현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는 문구로 바뀌며 물가 둔화를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정책 강화라는 표현 앞에 ‘any’ 라는 단어가 추가됐는데 이는 혹시라도 있을 정책 강화라는 의미를 내포해 금리 인상 카드를 아예 제외하지는 않지만 금리가 사실상 거의 정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경제지표의 정상화를 강조했다”며 “이는 긴축 사이클이 고점이거나 그 근처에 도달해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점도표도 기존(9월)보다 하향 조정됐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내년 점도표 중간값은 4.6%로, 이는 현재 금리와의 차를 고려했을 때 내년 세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시된 셈이다.

경제성장률은 올해를 중심으로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에서 2023년 경제성장률을 2.1%에서 2.6%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4년은 기존보다 0.1%p가 하향한 1.4%로 낮췄다.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1.8%와 1.9%로 예상했다.

물가전망치의 경우도 하향 조정됐다. 이날 제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는 △2023년 3.2%(-0.5%p) △2024년 2.4%(-0.2%p) △2025년 2.2%(-0.1%p)다. 헤드라인 PCE는 △2023년 2.8% △2024년 2.4% △2025년 2.1%를 제시했다.

결국 이번 FOMC를 통해 연준이 금리 사이클의 고점 도달을 인정했으며 내년부터는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규연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은 올해로 종료됐으며 내년에는 경기 둔화 속도를 파악하며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다”며 “다만 점도표 상 세 번의 금리 인하도 시장 기대(5~6번)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연준과 시장 생각의 괴리로 인한 부침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는 12월 FOMC의 영향을 받으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8포인트(1.48%)가 오른 2547.74로, 코스닥은 12.44포인트(1.50%)가 상승한 841.75로 동반 상승 출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경로를 조명해 보자면 이번 12월 FOMC는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이었기에 위험선호 심리는 이어질 전망이다”며 “긴축종료를 공식화 한 가운데 향후 주된 관심사가 금리인하로 이동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으며 점도표 상 내년도 금리인하 폭도 기존 1회에서 3회로 늘리면서 시장과의 간극을 좁혀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중 메인 이벤트였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FOMC 모두 증시 친화적으로 귀결된 만큼 연말까지 코스피는 기존 제시 상단인 2620pt 레벨에 진입 시도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한 연구원은 이번 FOMC 분위기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레벨업’도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추가 레벨업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제약 사항을 해소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향후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일단 연말 국내 고유 수급 이벤트인 대주주 양도세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에 걸쳐서 수급 상 단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또한 FOMC 이후 시장은 내년도 1월과 11월 FOMC 를 제외한 다른 모든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컨센서스가 이동했지만 이를 두고서 내년 1월 FOMC 전후로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률적으로 정해진 주식시장의 공식이 없기는 해도 최근 금리인상기에는 ‘Bad news is good news’가 증시의 주된 경향이었으며 최근 간헐적으로 부각된 ‘Bad news is bad news’는 노이즈성 재료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금리인하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Bad news is bad news’가 주된 경향으로 변해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증시도 일정기간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FOMC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국내 증시의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됐음을 명시한 상황에서 이미 7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도표를 통해 보여줬다”며 “예상보다 빠른 시점, 높은 지수 레벨에서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2분기부터 상승추세 재개가 가능하고, 코스피 상단은 3000pt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이라며 “12월 FOMC를 통해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2024년 3월 FOMC 결과가 2024년 상반기, 연간 증시 흐름과 코스피 레벨을 결정지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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