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내년에도 SSG 랜더스와 함께한다. /연합뉴스
추신수가 내년에도 SSG 랜더스와 함께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쉼 없이 달려온 추추트레인이 스스로 종착역을 정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41)가 2024년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SSG 구단은 14일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에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과 후배 선수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 구단도 이숭용(52) 신임 감독님도 저를 필요로 했고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고 말했다.

은퇴 시점을 정한 것에 관해선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23년간 야구를 했다.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저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올겨울 추신수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추신수는 2023시즌을 마친 뒤 은퇴와 현역 연장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올 시즌 중 “확실히 신체 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은퇴를 고민했던 추신수는 이숭용 감독과 구단의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SSG 관계자는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추신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팀이 아직도 자신을 필요로 하느냐였다. 우린 아직 추신수가 필요하다. 추신수가 내년에도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 감독님도 추신수에게 먼저 연락해 내년에도 함께하면 좋겠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백의종군’을 자청했다. 내년 프로야구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을 받고 뛰기로 했다. 2021년 KBO리그 무대를 밟은 그는 첫해와 2022년 27억 원, 올해 1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삭감액이다. 추신수의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은퇴)가 2020년 25억 원에서 2021년 8억 원으로 17억 원이 깎인 게,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 삭감 기록으로 남아 있다.

SSG 랜더스 하재훈(왼쪽)이 추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하재훈(왼쪽)이 추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는 내년에 받는 연봉 3000만 원도 기부할 생각이다. SSG는 추신수의 결단 덕분에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 부담을 덜게 됐다. SSG 관계자는 “구단은 추신수의 배려로 샐러리캡, 선수 연봉,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부분에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추신수는 마지막 시즌에 주장 완장을 찬다.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많은 존경을 받는다"며 주장을 제안했고, 추신수는 고민 끝에 중책을 맡기로 했다. 선수단 맏형이자 주장으로서 새로 꾸려진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추신수와 SSG 구단은 의미 있는 은퇴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 2021년 SSG 입단 이후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추신수는 그동안 받은 팬들의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2024시즌에 진행할 다양한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했다. 그는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 팬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참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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