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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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정인 기자] 12월과 1월은 프로야구 비활동 기간이다. 이 기간 단체 훈련이 금지되고,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도 급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비활동 기간이라고 마냥 쉬지 않는다. 팀 훈련을 금지하는 비활동 기간에도 선수들은 야구장을 찾는다. 개인 훈련을 통해 2월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일부는 따뜻한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최근에는 해외로 ‘단기 유학’을 떠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는 올겨울 집중 육성하는 유망주들을 미국과 일본으로 보냈다.
KIA는 17일 “미국 시애틀에 있는 드라이브라인에 베이스볼 센터에 정해영(22), 이의리, 황동하(이상 20), 윤영철, 곽도규(이상 19) 등 투수 5명과 정재훈(43), 이동걸(40) 투수코치를 파견한다”고 전했다. 

시애틀 드라이브 라인은 신체 역학 데이터를 수집해 선수에게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훈련 센터다.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레이튼 커쇼(35ㆍLA 다저스), 트레버 바워(32ㆍ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등의 훈련을 도와 유명해졌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020년 영건 4명을 파견해 KBO리그에도 널리 알려졌다.

18일 미국으로 출국한 KIA 선수단은 내년 1월 20일까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구단은 “이번 파견은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한 구속 증가, 구위 향상 등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코치들도 바이오 메카닉 등의 코칭 프로그램 습득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투수진 육성을 위해 일본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도쿄에서 드라이브라인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훈련 프로그램에는 총 10명의 투수가 참여했다. 삼성 구단은 선수들의 피칭 모션과 투구 동작을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선수 본인에게 적합한 훈련법을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선수단을 파견했다. NC 다이노스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드라이브라인 캠프에 투수 서의태(26)와 이용준(21), 신영우(19)를 파견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삼성 왼손 투수 이승현.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SNS
호주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삼성 왼손 투수 이승현.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SNS

세 팀은 유망주들을 호주프로야구(ABL)에 파견하기도 했다. ABL은 2009년 출범해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보다는 한 수 아래지만 리그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과 NPB 팀들도 매년 ABL에 선수단을 파견하고 있다. ABL을 경험한 구대성(54) 전 질롱 코리아 감독과 이병규(49) 삼성 수석코치는 “ABL 수준은 KBO리그의 1.5군 정도는 된다”고 평가했다.

KIA는 캔버라 캐벌리에 선수 5명을 파견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우승팀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제휴를 맺고 어린 선수들을 보냈다. NC는 전현직 마이너리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경력자들이 소속된 브리즈번 밴디츠에 선수 3명을 파견했다.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기 힘든 젊은 선수들에게 ABL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개인 성적에 부담이 없는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기량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실제 지난겨울 ABL 질롱에서 경험을 쌓은 최지민(20ㆍKIA)과 서호철(27ㆍNC)이 올해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호주 유학 효과를 봤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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