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최근 상승 가도를 달린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BTC) 가격 동향에 따라 낙관론과 비관론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24년 가상자산 시장시장 규모가 최대 5조 달러(한화 약 6535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노선을 탄 것인지, 하락 기로에 선 것인지 코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9일 글로벌 코인 시황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4만2883달러(전일대비 4.12% 상승)로 시총은 8396억 8987만8726 달러(한화 약 1097조 8945억 1643만4245원)에 달한다. 올해 가상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1조 6000억달러 수준이다. 

비트코인(BTC) 시세. /코인마켓캡 갈무리 
비트코인(BTC) 시세. /코인마켓캡 갈무리 

비트코인은 지난 6일 기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에 6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뚜렷한 상승 랠리를 보였다. 언론은 연일 비트코인 낙관론 3겹 호재(미 연준 금리인하 기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 비트코인 반감기) 등을 압다퉈 보도했고 코인 인플루언서와 유튜버 등은 가상화폐 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알트코인도 역대급 떡상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랠리에서 떠오른 각종 호재를 소화할 경우, 역대 최고가인 8000만원을 돌파해 1억 원까지 넘볼 거란 시장의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미래 가능성에 대한 맹목적 기대 심리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끈 탓인지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만에 50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때 각종 매체와 코인 콘텐츠크레이터 등은 또다른 시각으로 가상화폐 비관론 뉴스를 꺼내들었다. 

비트코인 낙관론이 포털을 뒤덮은 지 얼마 안돼 이번엔 비관론이 제기되자, 일각에선 '역시 거품이었나'라는 의심의 눈을 뜨기도 한다. 비트코인이 현재 상승 노선 앞에서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인지, 내리막길 앞에서 브레이크를 꽉 잡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도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다만, 세계적인 경제학자 로버트 기요사키와 전문가 등이 현행 금융시스템을 비판하면서 금과 은 그리고 '비트코인' 투자에 주목한 것을 보면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성과 가격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시장이 주목한 비트코인 3겹 호재를 살펴보면, 핵심은 단연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슈다. 현물 ETF 승인 시기로 예상되는 2024년, 비트코인의 쓰임새는 현재 가치 저장 수단에서 지불(교화 매개) 수단, 회계 단위 등을 거쳐 화폐 현상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이러한(화폐가 되는 과정 중 쓰임새) 사용 사례의 저변을 전 세계 부의 대부분이 관리되는 전통 금융권까지 포섭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며 "사실상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 축을 형성하며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신뢰하는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할 경우 엄격한 규약에 따라 운영되는 장기성 제도권 자금이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가질 수 있는 투자 수단이 생긴다"라고 전망했다. 

/코빗 리서치센터 제공
/코빗 리서치센터 제공

그러면서 "이 엄청난 사용 사례의 확장 시점은 현물 ETF 승인 타이밍이 예상되는 2024년이지만 10년간 이를 가로막던 미국 금융 당국의 행동에 변화를 불러온 초석은 대부분 이미 올해 다져졌다". 특히 지난 8월 그레이스케일 대 SEC에서 그레이스케일이 승소하면서 SEC의 지속적인 승인 거절이 어려워진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2024년 현물 ETF 출시로 인해 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쓰임새가 확장하면 사회 인식이 개선됨과 동시에 그 파급효과가 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생태계에도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판도를 뒤바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예정대로 내년 1월 승인되면, 이더리움 현물 ETF도 내년 상반기 중 승인될 것이란 게 업계 예상 시나리오다. 행정절차법(APA)에 준해 일관성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SEC가 앞서 이더리움 선물 ETF를 승인했기 때문에, 동일한 기초자산을 다룬 이더리움 현물 ETF도 결국 승인할 수밖에 없다고 점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힘입어 가상자산이 하나의 증권으로 분류된다면, 가상화폐는 그야말로 최고의 황금기를 맞는다. 이를 위한 투쟁이었을까. 2023년 가상화폐 시장은 증권성의 한해였다. 올해 리플-SEC 판결 이후 SEC와의 증권성 논쟁은 코인베이스(Coinbase) , 크라케(Kraken) 등 가상자산 거래소와 SEC 간 소송에서 또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국제적으로도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체(economic substance of crypto-assets)를 분명히 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최윤영 연구분석가(Research Analyst)는 "IOSCO의 ‘가상자산 및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정책 권고안’서 ‘증권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으나 기존 증권거래법과의 연계 선상에서 가상자산의 발행, 상장 및 불공정행위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각 관할권 내 가상자산 자체에 대한 증권성 판단과 규제 프레임워크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며 "2024년 말까지는 증권성 판별 단계라든가 사후 단계에 대한 논의들이 구체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이 단기성 호재를 소화함은 물론 화폐 가치를 확보하며 황금기를 맞을지, 높은 가격변동성에 투기를 하는 꾼들의 놀이터로 남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비트코인이 현재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감시 약탈 등을 피해 소유할 수 있는 독립적인 탈중앙화된 자산으로 언급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코인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 '이유 없는 급등 급락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미래 화폐로 부상할 수 있겠느냐' 등의 날카로운 지적과 물음에는 현재 해결한 것이 없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무(無)가치, 도박판에 올라온 종목이라고 생각하는 일각의 시선이 있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15살 비트코인은 아직 증명할 게 많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속 은행권에 대한 불신과 전통 금융체제 시스템의 반발로 2009년 1월 탄생한 비트코인. 전세계 이목을 끌며 금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꼽힌 만큼 이제는 그 기대감에 부응할 차례다. 

당장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느냐'를 물음에 명쾌한 답을 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가상화폐 시장이 2024년 각종 호재와, 소송 등 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결과로 희비교차는 극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함께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움직임,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 등도 상승 흐름의 재료로 취급된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비트코인 등이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약 4년 주기로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가격 상승을 낳는다. 비트코인 수요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반토막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1차 반감기(2012년) 약 8450%, 2차 반감기(2016년) 290%, 3차 반감기(2020년) 560% 올랐다. 4차 반감기는 2024년 4월로 전망된다. 

해당 정보는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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