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영석. /KOVO 제공
한국전력 신영석. /KOVO 제공

[안산=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남자배구 한국전력의 미들블로커 신영석은 올해 프로 16년 차가 된 베테랑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 됐지만, 그의 기량은 여전히 뛰어나다. 신영석은 21일 기준 블로킹 전체 1위(세트당 0.726개), 속공 2위(성공률 65.24%)를 달리고 있다.

신영석은 21일 OK금융그룹전에서도 블로킹 5개 포함 8득점을 올리며 팀의 세트 스코어 3-0(25-21, 25-19, 25-15) 완승을 견인했다. 유효 블로킹도 8개나 기록하며 OK금융그룹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연승을 질주하다가 최근 연패를 당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던 한국전력은 9승 8패, 승점 27로 중위권 싸움에 불을 붙였다.

경기 뒤 만난 그는 “지난 시즌 연승 뒤 긴 연패에 빠진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사실 고참으로서 팀이 상위권에서 더 멀어질까봐 걱정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상대 주전 세터 이민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많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신영석은 리그 최고의 블로킹 능력을 보유한 미들블로커다. 그는 블로킹 비결로 분석과 경험을 꼽았다. “여렸을 때 선배들에게 분석과 상대 공격수들의 습관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다. 윤봉우 선배, 이선규 코치님, 하현용 선배, 하경민 선배에게 많이 배웠다. 제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대표팀을 갔는데 그때 어깨 넘어 배웠던 것들이 지금도 도움이 되고 있다. 경험도 무시 못한다.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전향한 선수들은 경험이 없어서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라고 전했다.

요즘 눈에 띄는 타 팀 미들블로커 후배가 있냐는 질문에는 김준우(삼성화재)와 한국민(KB손해보험)을 언급했다. 김준우와 한국민은 올 시즌 각각 블로킹 5위(세트당 0.587개)와 7위(세트당 0.485개)를 달리고 있다. 신영석은 “김준우는 키는 크기 않은데 스윙이 괜찮고 스파이크 서브와 빠른 발을 갖췄다. 한국민은 기량이 급격히 늘었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신영석은 이날 개인적으로 뜻깊은 대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남자부 8번째이자 미들블로커 최초로 4000득점(통산 4001득점)을 돌파했다. “3000득점을 달성한 줄도 몰랐는데 4000득점을 달성했다고 해서 놀랐다”고 한 신영석은 “은퇴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많은 기록을 세우고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한다. 4000득점 기록은 블로킹 기록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 않은 신영석은 내심 5000득점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는 “5000득점도 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수 생활을 5년은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5000득점까지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 보겠다”고 웃었다.

남자부에 신영석이 있다면, 여자부엔 양효진(현대건설)이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양효진은 지난 16일 정관장전에서 남녀부를 통틀어 처음으로 1500 블로킹을 넘겼다. 신영석은 양효진과 비교에 손사래를 쳤다. “양효진 선수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양효진 선수는 정말 블로킹의 역사인 것 같다. 그런 선수와 같은 시대에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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