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에 배터리 적극 도입 중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배터리가 중심
삼성SDI 배터리 / 삼성SDI
삼성SDI 배터리 / 삼성SDI

배터리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1차전지와 충전을 통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로 구분된다. 가볍고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2차전지의 대명사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1991년 노트북과 핸드폰 등에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된 이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는 전기차 시장확대라 시대적 흐름을 타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차전지 시장규모는 올해 160조원에서 2030년 531조원, 2035년엔 815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 삶 곳곳에 녹아든 2차전지를 비롯한 배터리는 현재 어떤 트렌드며 특징은 무엇일까. 한스경제가 삼성SDI와 함께 배터리의 역사부터 실제 적용 사례까지 담아 ‘배터리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배터리가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다양한 편익에만 그치지 않는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 개발의 가장 큰 의의는 화석연료 없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든 점을 들 수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로 한발 다가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50여 년간 화석연료는 인류에게 큰 선물이었다. 인류는 석탄, 석유, LNG 등과 같은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이 발전했다. 덕분에 인류는 점차 기아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한 세기를 살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오늘날 배터리와 같은 친환경에너지 자원이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 지속가능한 지구 만드는 배터리

친환경에너지 자원이 부상한 결정적 계기로 스모그를 들 수 있다. 스모그(smog)는 연기(smoke)와 안개(fog)가 합쳐진 말이다. 1952년 12월 런던에서는 스모그로 인해 1만2,000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고 10만명 이상이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게 됐다. 당시 가장 흔한 에너지원은 석탄이었다. 연료 품질에 대한 규제가 없던 시기라 가정에서조차 황이 다량 함유된 석탄을 많이 사용했다. 추운 날씨로 난방을 많이 하면서 공기층에 엄청난 독성이 쌓이게 됐던 것이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지 4년 후 영국 의회는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을 제정하며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중국 상하이에 발생한 스모그 모습 / 삼성SDI
중국 상하이에 발생한 스모그 모습 / 삼성SDI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스모그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석탄을 대체한 석유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내연기관 자동차는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석유를 주로 사용하면서 질소화합물을 포함한 배기가스를 방출했고 자동차가 많아지면서 환경문제는 심각해진다.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자 정유업계는 질소화합물을 적게 생성하는 무연휘발유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나아가 이산화탄소의 무한상승으로 지구 생명체 전체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 지구온난화라는 문제까지 떠안게 됐다.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발생 등 환경오염뿐만이 아니다.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와 국가 간 에너지 불평등에 따른 전쟁 위험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화석에너지로 인해 분쟁을 겪는 국가가 상당한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인류는 화석연료로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또 다른 문제에 연이어 봉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는 희망의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를 충전해 사용함으로써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줄일 수 있고,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지구, 이 새로운 도전에 있어 배터리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내연 자동차 시동 시 질소화합물 배출량 / 삼성SDI
내연 자동차 시동 시 질소화합물 배출량 / 삼성SDI

과거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의 일상을 혁신하는 데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곳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2차전지 사용처로 각광받는 곳은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고, ESS는 태양광, 풍력 등에서 만들어진 친환경에너지를 저장해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화석연료 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지구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2021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는 화석연료와의 이별을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기로 뜻을 모았다. 2030년까지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5% 감축하기로 한 것이다. 197개 당사국들은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함께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약속했다.

갈수록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고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가 보여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시점이다. 배터리 산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배터리가 활용될 것이다. 이제 국가 경쟁력은 배터리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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