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SSG 구단 제공
SSG 추신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SSG 구단 제공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종착역을 정한 ‘추추트레인’ 추신수(42ㆍSSG 랜더스)가 팀 우승을 향한 마지막 운행에 나선다.

추신수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역 마지막 시즌에 개인적인 성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 팀이 우승하면 아름다운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미국으로 넘어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인고의 세월을 견딘 끝에 2005년 시애틀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로 팀을 옮겨 2020년까지 16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통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 추신수는 2021년 SSG에 입단해 3시즌을 뛰었다. 지난 시즌엔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382타수 97안타) 12홈런 41타점 65득점 OPS 0.777을 기록했다.

이제 40대 초반의 노장이 된 추신수는 2024시즌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현역 연장과 은퇴 갈림길에서 고민하다가 1년 더 뛰고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추신수는 은퇴 배경에 대해 “원래 제 계획은 SSG에서 1년만 뛰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빅리그 4~5개 팀에서 오퍼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2021시즌 SSG에서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한국말로 선수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하는 게 즐거웠다. 또 구단의 방향성과 목표가 뚜렷하게 보이면서 한 번 더 해보자고 결심했다. 2022시즌 우승한 뒤 은퇴하려 했는데 구단에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씀 하시더라. 저는 떠날 때 구단과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작년까지도 뛰게 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친구 김강민(42)이 생각지도 않게 한화 이글스로 가게 되면서 저까지 빠지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그래서 구단과 상의 끝에 1년 더 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KBO리그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에 2024시즌 연봉 계약을 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SSG는 "추신수가 팀 운영을 위해 배려했다. 최저 연봉에 계약해 매우 고맙다"며 "추신수의 배려로 구단은 샐러리캡, 선수 연봉,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솔직히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팀을 더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은 구단과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해 10월 김원형(52) 감독을 경질했다. SSG가 후임 감독을 찾는 과정에서 추신수가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추신수 감독설’은 풍문에 불과했고, SSG는 이숭용(53)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추신수는 “사실 그 소문을 듣고 웃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가 감독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감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1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추신수는 은퇴 후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날 때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라고 밝힌 그는 “아직은 감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준비도 안 됐다. 코치든 프런트든 이제 다시 배워야 하니까 준비를 잘하고 싶다. 어떤 제안이 왔을 때 언제든지 잘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SSG 하재훈(왼쪽)과 추신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하재훈(왼쪽)과 추신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는 마지막 시즌에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이숭용 감독의 권유로 주장 완장을 찼다. 맏형으로서 책임을 다하기로 한 추신수는 ‘소통형 주장’을 꿈꾼다. “작년에 제가 주장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준 후배들 많았다. 소통을 잘하는 주장이 되고 싶다. 선후배 관계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유롭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 시즌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SSG는 우승 후보와 거리가 멀다. 그러나 추신수는 이날 여러 차례 우승을 언급하며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 2등 하려고 시즌을 준비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다. 야구는 어느 스포츠보다 변수가 많아 시즌 전 전망대로 되지 않는다. 베테랑들 컨디션 관리가 잘되고 부상 선수만 안 나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거로 생각한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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