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요나단 페라자. /한화 제공
한화 요나단 페라자. /한화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지난 시즌 블랙홀은 2번 타순이었다. 중심 타자 채은성(34), 노시환(24) 앞에서 맛있는 밥상을 차릴 2번 타자가 없었다. 지난해 한화의 2번 타순 타율(0.224), 출루율(0.304), 장타율(0.310), OPS(0.614)는 모두 최하위였다.

지난 시즌 한화에선 정은원(24)이 2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그러나 정은원은 2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타율 0.226(168타수 38안타), 출루율 0.353, 장타율 0.244, OPS 0.597에 그쳤다.

최원호(51)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 ‘2번 타순’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타선의 기둥인 노시환을 2번에 전진 배치한 적이 있고, 김인환(30)과 김태연(27)을 번갈아 기용했다.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31)를 2번에 배치하기도 했다. 여러 실험을 진행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올해도 관건은 2번 타순이다. 최원호 감독은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강타자를 2번에 세우는 ‘강한 2번론’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세이버메트릭스 이론상으로는 가중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2번 타순을 맡는 게 이상적이다. 출루율도 높지만 장타력도 갖춰 득점생산력이 높은 타자가 2번 타순을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타선의 핵심인 안치홍(34), 채은성, 노시환, 요나단 페라자(26)을 각각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득점력을 극대화할 타순 조합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강한 2번 타자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페라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스위치히터인 페라자는 지난해 11월 총액 100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했다. 한화는 영입 발표 당시 “페라자는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라고 설명했다.

페라자는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21경기에 나서 타율 0.284 23홈런 장타율 0.534 OPS(출루율+장타율) 0.922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33경기 출전 타율 0.272(1988타수 540안타), 67홈런, 292타점, OPS 0.811이다. 뛰어난 장타력을 갖췄고, 지난해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0.64로 나쁘지 않았다. 2022시즌 15도루, 지난해 13도루를 기록할 만큼 주루 센스도 갖췄다. 최 감독은 “안치홍은 3번이나 5번 타순에 배치하는 걸 생각 중이다. 안치홍보단 페라자가 2번 타자로 적합하다. 장타력이 뛰어나고 일명 ‘볼삼비’(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괜찮다. 기록상으로는 주력도 있는 것 같다. 스프링캠프 때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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