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실바. /KOVO 제공
GS칼텍스의 실바.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의 주포 지젤 실바(33ㆍ등록명 실바)는 국내 스포츠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엄마 선수’다. 올 시즌 V리그에 입성한 실바는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하며 엄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GS칼텍스는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2(14-25 25-22 17-25 25-23 15-10) 역전승을 거뒀다.

실바는 이날 팀 내 최다인 37점(공격 성공률 44.3%)을 퍼부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4세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강한 서브로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역전을 이끌었다. 마지막 5세트에도 54.5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6점을 올렸다.
쿠바 출신인 실바는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스, 중국,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올 시즌 GS칼텍스에 입단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남편, 세 살배기 딸과 한국에 입국했다.

V리그에서 성공이 누구보다 절실했던 ‘워킹맘’ 실바는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14일 오전까지 득점(664), 공격 성공률(46.17%), 서브(세트당 0.375), 시간차 공격(성공률 71.88%) 1위를 달리고 있고, 오픈공격(성공률 45.49%), 후위공격(성공률 43.93%), 퀵오픈(성공률 49.08%)은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올 시즌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손색이 없다.

실바의 트레이드 마크는 큰 키(191cm)와 파워를 이용한 고공 강타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다. 또 경험이 풍부한 선수답게 노련한 플레이를 한다. 배구 지능지수(IQ)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차상현(50) GS칼텍스 감독은 “배구를 똑똑하게 잘한다. 공격수가 가져야 할 자질을 다 갖췄다”고 칭찬했다.

실바의 또 다른 강점은 기복이 적다는 점이다. 올 시즌 출전한 모든 경기(23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선 평균 30점을 기록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시즌 1000점도 노려볼 수 있다. 지금까지 여자부에서 한 시즌 1000점을 넘긴 선수는 단 3명(2013-2014시즌 조이스, 2011-2012시즌 몬타뇨, 2022-2023시즌 엘리자벳)뿐이다.

GS칼텍스는 실바의 활약을 앞세워 ‘장충의 봄’을 꿈꾸고 있다. 현대건설(승점 52ㆍ17승 5패), 흥국생명(승점 50ㆍ18승 5패)에 이어 올 시즌 3번째로 승점 40(14승 9패) 고지에 오르며 3년 만의 봄 배구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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