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모마(왼쪽)와 양효진.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모마(왼쪽)와 양효진.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 시즌 여자배구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흥국생명이다. 개막 전 열린 미디어데이부터 ‘절대 1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4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여자부 선두를 달리는 팀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4일 정관장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21 25-17)으로 완승했다.

4라운드 전승 행진을 이어간 현대건설은 5연승과 함께 18승 5패, 승점 55를 기록해 2위 흥국생명(18승 5패·승점 50)과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 원동력은 끈끈한 팀워크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선수단 문화와 자유롭고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원팀으로 똘똘 뭉쳤다. 이다현(23)은 "경기 준비 과정이 정말 잘 이뤄진다. 경기에서 뛰는 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린 선수다. 언니들이 친구처럼 수평적 관계에서 의견을 낼 수 있게 물어봐 주신다"며 "이런 시스템 덕분에 소통이 잘 이뤄진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강성형(54) 감독의 온화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 감독은 평소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효진(35)은 "감독님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라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일종의 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환경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다현도 "이런 관계가 만들어진 배경은 감독님 덕분이 아닌가 싶다"면서 "권위적으로 잘라버리면 우리가 말 못 할 텐데 의견을 물어봐 주신다. 친구 같은, 아빠 같은 감독님이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세 시즌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던 2019-2020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아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고, 2021-2022시즌에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 한 번 시즌이 조기 종료돼 시즌 통합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지난 시즌에는 줄곧 선두를 달리다 시즌 막판에 선수들 부상으로 상승세가 꺾이면서 정규리그 1위를 흥국생명에 내줬고, 플레이오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2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닿을 듯 닿지 않았던 우승 트로피를 이번엔 반드시 가져오겠단 각오다. 강 감독은 "올해는 챔피언 트로피를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효진은“이럴 때일수록 힘을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1위를 확정 짓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면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열정은 갖되 욕심은 버려야 한다. 공 하나, 한 경기만 보고 지금처럼 해왔던 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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