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선수들. /WKBL 제공
신한은행 선수들. /WKBL 제공

[용인=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개막 8경기 만에 첫 승을 올리는 등 시즌 초반부터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7연패를 끊은 뒤 다시 6연패에 빠졌다. 전반기에 고작 2승을 올리는 데 그치며 줄곧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스타 휴식기에 재정비를 마친 신한은행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신한은행은 1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원정 경기에서 43-35로 이겼다.

지난달 24일 삼성생명을 제물로 6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기록한 신한은행은 두 경기만에 다시 삼성생명을 상대로 1승을 더했다. 시즌 3승 14패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5위 BNK(4승 14패)와 승차를 0.5경기로 줄여 탈꼴찌 희망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날 14개의 3점 슛을 던져 단 1개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야투 성공률이 32%에 그쳤다. 하지만 상대보다 20개 많은 4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 우위를 앞세워 승리했다. 경기 뒤 만난 구나단(42) 신한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 휴식기에 계속 준비한 키아나 스미스(25)와 배혜윤(35) 수비가 잘 먹혔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강한 열정을 보였다. 힘들었지만, 승리를 가져와서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신한은행에는 최근 든든한 지원군이 합류했다. 빅맨 김태연(28)이 부상을 털고 돌아와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이날 삼성생명전에서도 7리바운드(6점)를 걷어내며 골밑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구 감독은 “태연이가 3쿼터에만 7분을 버텼다. 끝까지 잘 싸웠다. 태연이가 나올 때 준비한 수비도 잘 풀렸다”고 칭찬했다. 주장 이경은(37)도 "농구는 빅맨이 워낙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태연이가 경기에 뛰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 태연이가 버텨줘서 리바운드를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태연이 덕에 리바운드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다양한 수비를 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봄 농구에서 사실상 멀어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남은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후반기 순위 싸움에 급한 팀들의 발목을 잡는 '공포의 고춧가루 부대'를 꿈꾼다.

구 감독은 "아직 시즌 3승밖에 못 했다. 우리 팀에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싸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린 잃을 게 없지 않나”라며 “상대 팀이 우리 팀을 가장 두려워했으면 좋겠다. 어떤 팀과 붙어도 굴복하지 않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제 13경기 남았는데 죽기 살기로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경은도 “전반기보다 달라진 모습,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간절하게 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약한 모습 보이지 말자고 말씀하신다. 상대가 우리와 붙으면 긴장하고 두려워하도록 만들겠다"라고 후반기 각오를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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