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무라드. /KOVO 제공
대한항공 무라드.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링컨과 일시 대체 선수로 합류해 맹활약하는 무라드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해 고민이 크다.

링컨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대한항공의 주포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ㆍ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무릎과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1월 30일 우리카드전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22일 일시 교체 선수로 파키스탄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무라드를 영입했다. V리그 팀은 기존 외국인 선수가 전치 4주 이상 진단을 받을 경우 다른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링컨은 허리 부상으로 8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V리그 1호 파키스탄 선수인 무라드는 2018년부터 자국 연령별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활약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과 경기(한국 0-3 패)에서 19득점을 올리는 등 핵심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파키스탄 폭격기’ 무라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무려 52점을 폭발하며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앞장섰고, 6일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도 블로킹 3개를 합해 팀 내 최다인 23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견인했다. 올 시즌 7경기에 출전해 125득점, 공격 성공률 61.33%, 공격 효율 46.41%를 찍고 있다.

무라드의 활약에 대한항공은 머리가 아파졌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다음달 초까지 링컨과 무라드 중 한 선수를 택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무라드의 ‘정규직 전환’이냐 링컨 재신임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대한항공 링컨 윌리엄스. /KOVO 제공
대한항공 링컨 윌리엄스. /KOVO 제공

링컨이 순조롭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이 대한항공의 고민을 키운다. 링컨은 현재 허리 통증을 털어내고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링컨은 몸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서브 훈련도 하고 있는데 점프는 아직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면 몸 상태가 어느 정도 올라올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후반기 다시 비상하기 위해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선택 조건은 간단하다.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더 도움이 되느냐다. 훈련 때 기록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평가할 것이다. 팀원과 조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평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는 봄 배구에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으로선 챔프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링컨은 서브가 강하고 승부처 때 해결하는 결정력도 갖췄다. 2022-2023시즌 챔프전에선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기도 했다. 무라드도 기량은 괜찮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링컨은 지난 2시즌 동안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무라드는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월 7일 KB손해보험전까지 지켜본 뒤에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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