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제공
한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지난해 고물가·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던 패션·뷰티업계가 내수 부진을 극복하고 외형확장을 이루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창이다.

패션·뷰티업계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거나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 대기업 5사 중 삼성물산 패션을 제외한 대부분은 모두 실적이 부진했다. LF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1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 감소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도 각각 75%, 73% 줄었다.

뷰티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875억원과 4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25.8% 줄었다. 누적 매출도 감소세였다. 아모레는 9.8% 줄어든 2조7479억원, LG생건은 2.6% 줄어든 5조2376억원에 그쳤다.

양사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중국’이다. 최근 차이나뷰티 산업이 한국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발판삼아 무섭게 성장하면서, K뷰티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패션·뷰티업계는 북미,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발판 삼아 K패션, K뷰티 상품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앞세워 중국, 대만, 홍콩 등에 이어 태국, 필리핀에도 홀세일 형태로 진출한다.

패션 브랜드 휠라(FILA)는 고가 프리미엄 라인인 휠라플러스(FILA+)를 가을·겨울 시즌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하자 고급화·글로벌화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 기업 한섬은 자사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가 '2024년 F/W(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단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11회 연속으로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하고 있다.

한섬은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패션산업 위축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파리 패션위크에 연속 참가하며 글로벌 홀세일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1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23년 F/W 컬렉션 수주액은 전년 대비 125.1% 이상 증가했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독일 베를린 카데베 백화점, 글로벌 패션 온라인몰 쎈스 등 해외 유명 백화점 및 대형 온라인 패션몰과 홀세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해외 백화점 등 대형 유통 업체들과 연이은 계약 등을 통해 쌓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를 시스템·시스템옴므가 글로벌 패션 시장 선도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는 변수가 큰 중국을 넘어 일본과 멕시코,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라네즈' 등을 서구권에 알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아모레는 지난해 11월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코스알엑스는 아마존에서 2018년부터 리뷰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622만개의 리뷰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를 앞세워 해외사업 실적 개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올 한해 북미, 유럽 등 해외사업에 집중한다. LG생활건강은 더후의 미국 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글로벌 MZ세대 타깃 브랜드로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TFS)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창이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은 올리브영 일본 시장 공략 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최근 발표한 '2024년 패션 시장 전망 및 2023년 패션 산업 10대 이슈' 보고서를 통해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은 수익성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덜 팔면서도 더 버는 수익성 개선 게임이 올해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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