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한스경제=이철규 기자] 지난해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 ‘범죄도시’가 올해 후속편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첫 번째 시즌에서는 최고 시청률 1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인기리에 종영됐습니다. 2021년 첫 방송 후 많은 인기를 모았던 ‘모범택시’는 지난해 시즌2를 제작, 방송한 데 이어 올해는 시즌3가 예고된 상태다. 모범택시는 시즌1이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하는가 하면 시즌2는 2023년 전체 TV 미니시리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모범택시’는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대행한다는 아주 단순한 구조다. 이 같은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냉혹한 시대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며 디테일한 현실 묘사가 한 몫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모범택시’의 ‘모범’이란 이미지가 지닌 사회고발적인 측면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 효과를 주었는지도 모른다. 

이는 ‘범죄도시’ 역시 마찬가지로, 주인공인 형사 마석도는 법이 아닌 맨주먹으로 나쁜 놈들을 응징한다. 법보다 앞서는 게 주먹이란 논리가 문제지만. 이 같은 논리가 대중에게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주었는지 ‘범죄도시’는 3편까지 누적 관객 수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 두 작품의 성공에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이 그대로 내재돼 있어 다소 씁쓸함이 느껴진다. 이는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사회가 그만큼 정의롭지 못하며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은 모든 국민애게 평등하지 않으며 일부 권력층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법을 조롱하기도 한다. 물론 폭력을 앞세운 복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폭력이 일상화된 사회는 무법의 세상이며 결코 살기 좋은 사회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영웅물이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주는 사회란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때 우리 사회는 지강헌 사건으로 “무전유죄유전무죄‘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35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크게 바뀐 것이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전관 예우라는 것이 존재하며 중대 사건은 어떤 변호사를 선임하는 가가 중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대중이 공정하게 법이 집행되는 사회라는 인식이 들기 전까지 ‘범죄도시’의 후속편이나 ‘모범택시3’가 성공할지도 모른다.

다만 이 같은 현실은 희극론에 등장하는 ‘비극이 성공하는 사회는 행복한 사회이며 희극이 성공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는 이야기와 일치하는 것이기에 씁쓸하다. 결국 유명인을 희화화하고 권력을 조롱하는 것을 통해 카다르시스를 느끼는 세상은 그만큼 삶에 여유가 없는 답답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대중은 이미 그 답답함을 외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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