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SK그룹이 2년여 만에 LG그룹을 제치고 시총 2위를 탈환했다.
SK그룹 시총은 지난 2022년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한 이후 그룹 시총 3위로 밀려났다. 그러다 올해 1월 19일에는 차이를 뒤집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LG가 SK보다 외형이 80조원 가량 컸지만, 최근에는 SK가 LG보다 9조원 이상 앞서고 있다. SK그룹이 시총 2위를 탈환하는 데는 SK하이닉스의 뒷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2년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LG와 SK그룹 시총 변동 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LG와 SK그룹 전체 상장사의 보통주와 우선주 주식종목을 모두 포함해 시총을 분석했다. 시총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2022년 1월 27일 LG엔솔의 상장 이후 LG그룹의 시총은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상장 첫날 LG엔솔의 시총은 118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단일 종목으로 보면 삼성전자 다음의 외형이다. 이는 SK하이닉스보다 35조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한 이벤트다.
LG엔솔 상장 후 1년여가 흐른 시점인 지난해 1월 초만 하더라도 LG와 SK의 시총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23년 1월 2일 기준, LG그룹의 시총은 203조원 규모인데 반해 SK그룹은 124조원 가량이었다. 특히 SK그룹의 시총은 1년 전보다 50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그러다보니 LG와 SK의 격차도 80조원 가까이 벌어졌다. 당시만 해도 SK그룹의 시총은 LG그룹의 60.9%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말까지도 LG그룹의 시총 위상은 이어졌다. 20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기 SK그룹 시총은 152조원대로 여전히 LG보다 50조원 가량 못미쳤다. 연초보다는 격차가 줄어 75.5% 수준이긴 했으나, SK의 역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점쳐졌다.
그러던 게 올 연초 시총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1월 2일 개장부터 LG그룹의 시총이 190조원으로 200조 벽이 무너졌다. 같은 날 SK는 179조원으로 평가됐다. 10조원대 격차로 SK가 LG의 94.6% 수준까지 쫓아왔다.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던 게 1월 중순부터 양 그룹의 시총이 급속히 바뀌었다. 16일에는 LG 174조원, SK 167조원으로 95.8% 수준까지 추격했다. 하루가 더 흘러 17일에는 168조원과 164조원으로 종이 한 장 차이까지 좁혀졌다. 18일에는 169조원과 167조원 내외로 98.9%까지 따라잡았다.
1월 19일에는 결국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LG그룹 시총은 167조원대에 머무른 반면, SK그룹은 171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2년여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놓고 벌어진 쟁탈전이다. 다시 22일에는 LG와 SK가 각각 163조원과 172조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당분간 SK그룹의 2위 수성에 대한 공산이 커지고 있는 국면이다.
이는 LG그룹의 주요 상장사인 LG엔솔·LG화학·LG생활건강·LG전자 등의 시총 외형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도 작용했다. 2022년 1월 27일 대비 올해 1월 19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LG엔솔의 시총은 118조원대에서 89조원대로 28조원 넘게 감소했다. 여기에 LG화학도 43조원대에서 28조원대로 14조원 이상 시총 외형이 작아졌다. LG생활건강은 9조원대, LG전자는 5조원대로 시총 규모가 최근 2년여 새 줄어들다 보니 LG그룹의 시총 규모도 전체적으로 65조원 넘게 주저앉고 말았다.
반면 SK그룹에선 SK하이닉스가 단연 선전하고 있다. 2022년 1월 27일만 하더라도 82조원대 시총이, 올해 1월 19일에는 102조원 이상으로 20조원 넘게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14일부터는 SK하이닉스가 LG엔솔 시총을 게속 앞지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LG엔솔이 주식시장에 등장할 때만 해도 LG그룹은 시총 외형이 단숨에 2위 자리로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켰다”며 “2년여가 흐른 지금은 LG엔솔의 시총은 상장 초기때보다 떨어지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업종 간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