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바다숲, 전국 245개소에 여의도 70개 넓이...22%가 사후관리 미흡
포스코·현대차·효성, 2027년까지 바다숲 4개소 신규 조성
포스코 트리톤에 해조류 생장 및 어장이 형성된 모습 / 포스코 제공
포스코 트리톤에 해조류 생장 및 어장이 형성된 모습 / 포스코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기후변화는 육상뿐만 아니라 바다도 사막화시키고 있다. 2060년이면 국내 전 연안에 바다사막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인위적으로 해조류를 심어 바다숲 조성에 나섰다. 바다숲은 탄소흡수원으로도 효과적이여서 국내 기업들도 탄소상쇄효과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2009년부터 정부는 해조류가 사라졌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는 해역을 대상으로 바닷말 군락을 인위적으로 심어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 바다숲은 연안 해역에서 해조류들이 숲을 이룬 것처럼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곳으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계적 가치가 우수할 뿐 아니라 연간 1헥타르(ha)당 3.37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국내 바다숲 조성현황 / 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국내 바다숲 조성현황 / 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바다숲은 현재 국내 연안 내 총 245개소, 약 317.2㎢에 조성됐다. 여의도 면적의 70개에 이르는 규모다. 바다숲은 2022년 기준 연간 약 9.8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했는데, 자동차 1대당 6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1만6000대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흡수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328억원을 투자해 바다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제주와 동해안 해역에 바다숲 총 18개소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을 통해 내년까지 385㎢, 2030년까지 여의도 120개 넓이인 540㎢의 바다숲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획이 완료되면 바다숲으로만 연간 18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조성한 바다숲이 사후관리 부실로 탄소흡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다숲은 국가가 1년에 걸쳐 조성하고, 3년간 관리한 이후 지자체에 이관해 그 이후를 해당 지자체에서 사후관리를 전담한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이 바다숲 조성지 121개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7개소(22%)에서 사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수산자원공단은 “지자체 이관 후 5년 주기의 효과 검증 실시, 국가주도 이력 관리, 사후관리 컨설팅 지원을 강화할 계획”아라며 “지자체의 부족한 재정을 보완하고, 바다숲의 높은 탄소흡수력을 통한 민간기업의 탄소중립 실천 지원을 위해 바다숲 조성과 사후관리에 민간기업의 참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양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바다숲 조성이 직면한 지자체 예산 확보나 사후관리 강화에 대한 정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ESG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은 목표에 따라 갯벌 복원, 바다숲 조성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소규모 복원사업을 발굴·지원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중 포스코, 현대자동차, 효성그룹은 바다숲 조성에 힘을 보탰다. 3사는 2027년까지 국가와 50%씩 분담해 총 73억원을 통해 울산·완도·포항 연안해역에 바다숲 4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트리톤이 수중에 안착된 모습 / 포스코 제공
트리톤이 수중에 안착된 모습 / 포스코 제공

2020년부터 바다숲 가꾸기에 나선 포스코는 인공어초인 ‘트리톤(Triton)’을 설치해 해조류가 풍부한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 트리톤은 포스코의 철강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 브랜드로, 울릉군 남양리 앞바다 0.4헥타르 규모에 트리톤 어촌 100기와 트리톤 블록 750개를 설치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울릉군 바다숲 조성 사업을 통해 남양리 바다숲에 감태, 모자반 등과 같은 해조류 생체량은 조성 초기 대비 40배 이상 증가했으며, 해조류의 출현 종수는 초기 10종에서 현재 18종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해 포스코는 경상북도 포항시 구평1리·모포리 해역에도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에 관심을 보인 현대자동차도 오는 2027년까지 20억원을 투입해 울산시 동구 주전동과 북구 당사동 2개 해역에 총 3.14㎢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한다.

현대차는 바다숲이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도록 탄소 저감 효과 연구, 관련 방법론 개발 등을 지원하고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학계, NGO 등으로 이루어진 바다숲 블루카본 협의체에 참여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에도 울산 북구청과 울산 수산업협동조합, 폐어망 업사이클 소셜 벤처기업 넷스파, 비영리 해양복원단체 블루사이렌과 ‘울산 정자항 폐어망 자원순환 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해 잘피 / 한국수산자원공단
서해 잘피 / 한국수산자원공단

올해 효성그룹은 경상남도 완도군 신지면 동고리 해역에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경남 거제시 다포항 해변에 잘피 1만주를 심어 바다숲을 형성했다.

잘피는 바닷속에서 자라는 해양 식물이자 해양생태계법에 의해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해양보호생물이다. 잘피는 헥타르 당 연간 4.07t의 탄소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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