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건설 금융권과 2조3000억원 규모 PF펀드 조성 확정
경고음 신세계건설 지난달 모기업서 2000억원 자금 융통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고비는 넘겼다. 롯데건설은 최근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과의 펀드조성을 통해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장기 조달구조로 전환했다. 앞서 신세계건설도 그룹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며 한숨 돌렸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늘어난 재무 부담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방 압력, 미분양 등 위기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1월 메리츠금융그룹과 조성한 1조5000억원 펀드의 만기가 내달로 예정돼 차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4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KB·대신·키움증권 등과 2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롯데건설의 올해 내로 만기 연장이 필요한 우발채무 규모는 2조4000억원 가량이다. 

롯데건설 측은 “조달금리는 선순위 8.5%, 중순위 8.8% 등 기존 메리츠금융 펀드보다 금리를 낮추고 기간도 3년의 장기 구조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한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2조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본PF로 전환 예정인 우발채무 1조4000억원, 분양 외 상환이 예정된 우발채무 5000억원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말까지 이 리스크를 해소할 것이라 밝혔다. 

롯데건설과 관련해 한기평은 “장기적 유동성 리스크는 눈에 띄게 경감될 것”이라면서도 “자금조달 대응으로 인해 늘어난 재무 부담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현금흐름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가 어디까지 되는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당장 위기는 넘겼지만 분양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롯데건설은 이달 중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오피스텔)과 ‘이천 롯데캐슬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특히,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의 시행사는 넥스트브이시티피에프브이다. 롯데건설은 이 시행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 도급이 아니라 분양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 롯데건설은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을 포함한 검단신도시 101역세권 개발사업의 책임준공을 맡았다. 책임 준공이란 건물을 책임지고 준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만약 준공을 하지 못하면 PF대주단의 대출금을 시공사가 모두 책임지고 상환해야 한다.

롯데건설처럼 신세계건설도 총력전을 통해 한숨 돌렸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시공능력평가 32위인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19일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금융회사와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가 각각 1400억원, 600억원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2000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영랑호리조트 합병으로 부채 비율도 상당 부분 낮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랑호리조트는 부채 약 230억원, 자본 274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84%에 불과했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해 부채비율을 470%에서 356%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한기평은 “미분양으로 대표되는 사업위험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며 분양 저조로 손실 반영이 확대돼 신용도 변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신세계건설이 이미 지난해 말 신용등급과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빌리브헤리티지와 빌리브루센트, 빌리브라디체 등 신시계건설 대구 주요 사업장의 분양률은 각각 17.7%, 21.6%, 22.9%로 저조하다. 그 중 지난해 8월 대구 수성구에 준공한 빌리브 헤리티지는 1400억원대 규모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물량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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