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4일 산업통상자원부 간담회 진행...네이버·쿠팡 등 실무진 참여
온라인 유통산업 영향 점검, 中 플랫폼 성장에 따른 영향도 언급
알리·테무 성장세 이제 출발에 불과...한국 시장 공략 속도 빨라져
관세·KC인증 등 심의 기준 관련 제도 점검 필요...공정 경쟁 이뤄져야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를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이 국내 이커머스업계 전반을 위축시키고, 소상공인 생존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국내 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유통학회를 비롯해 네이버, 쿠팡, 11번가, G마켓, SSG닷컴 실무진 등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는 해외플랫폼 진출에 따른 온라인 유통산업 영향을 함께 점검했다. 또 국내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국 플랫폼들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가 교란되고, 소상공인 및 제조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 제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국내 소상공인들은 관세와 부가가치세, KC인증 취득 비용 등 까다로운 심의 기준을 통과해야만 상품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알리, 테무와 같은 중국 플랫폼의 경우에는 국내 인증 없이도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중국 플랫폼이 '초저가'를 경쟁력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국내 중소 제조사들의 품질관리 역량을 지원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플랫폼에서 겪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거나 피해 처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세와 부가세 등에서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가 동등한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테무 제공
테무 제공

실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오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561만명, 459만명으로 집계됐다. 쇼핑 앱 부문 각 4위와 6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7월 국내에 공식 진출한 테무는 같은해 8월 이용자가 33만여명에 불과했는데, 약 3개월만에 4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테무의 신규 설치 건수 또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41만건이었던 설치 건수는 9월 128만건, 10월 139만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 신규 설치건은 222만건을 기록하며 전체 쇼핑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알리는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지난해 1000억원을 들여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를 강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품 논란'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당시 레이 장 알리 한국 대표는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한국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이달 초에는 한국 물품을 판매하는 '케이베뉴(K-venue)' 입점 판매자에게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까지 내세웠다. 케이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 브랜드 상품 판매 채널이다. 한국에서 통상 3일 이내 무료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고질적이었던 배송기간 단축 문제를 일부 해소했다. 수수료 면제는 상품 가격 할인 가능성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테무가 '초저가'와 '포인트 공세'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두 플랫폼의 경쟁구도까지 형성되고 있다. 테무의 경우 이용자가 신규 고객을 초대하고, 실제 가입으로 이어질 때마다 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이소 보다 더 저렴하다'는 입소문과 함께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광고 공세로 인지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알리, 테무 등의 '폭풍 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해외 플랫폼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며 "반면 여전히 중국 플랫폼에 대한 낮은 인식과 가품 논란, 상대적으로 긴 배송시간 등으로 일정 부분 이상으로는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