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내 '디지털 점검' 시스템 구축 및 시범 운영 실시"
식약처 전경. /연합뉴스 제공
식약처 전경.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경찰청·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취급이 의심되는 병원 등 149곳을 적발·조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마약류 취급 보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오남용이나 불법 취급이 의심되는 병원·약국·동물병원 등 마약류 취급자 356곳을 선정해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사항이 확인됐거나 위반이 의심되는 149곳 가운데 116곳은 수사 의뢰 또는 고발 조치했고 67곳은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일부 병원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고발·행정처분을 동시에 진행했다. 수사 의뢰·고발 조치한 116곳의 위반 의심 사항은 총 128건이었다.

이 중 71건(55%)은 업무 외 목적 사용이 의심됐고 32건(25%)은 마약류 취급 보고를 불량하게 해 적발됐다. 휴·폐업 등으로 마약류 취급 자격을 상실한 자가 마약류 처분 절차를 위반한 건도 8건(6%) 확인됐다.

조사 결과 한 의사는 약 1년간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환자 882명에게 1만785개 처방·투약해 업무 외 목적 사용을 의심받았다. 또 다른 의사는 본인에게 11개월간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네 차례에 걸쳐 총 960정 처방해 수사 대상에 올랐다.

행정처분을 의뢰한 67곳의 위반 의심 사항은 80건이었는데, 마약류 취급 보고가 불량한 39건(49%)과 마약류 취급 제한 조치를 위반한 15건(19%), 관리 의무를 위반한 11건(14%) 등 순이었다.

졸피뎀·프로포폴·식욕억제제 등을 기준치 이상 처방해 추적 관찰, 사전 통지 등을 명령 받았음에도 위반을 지속한 의사의 사례가 포함됐다.

조치 대상 의료기관의 유형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87곳(58%)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급 의료기관 18곳(12%), 동물병원 16곳(11%), 치과 병·의원 15곳(10%), 약국 12곳(8%)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의료기관이 58건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고 경기 23건(15%), 대구 13건(9%) 순이었다. 서울 59건 중에선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지역이 44건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은 "올해 검찰·경찰·지자체와 기획(합동) 점검을 확대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취급 등에 대해 철저하고 정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처리 결과를 공유하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이력 관리 시스템' 마련을 추진하고, 상대적으로 위반 정도가 경미한 사안에 대한 점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내 '디지털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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